민중공동행동, 美대사관 앞서 성조기 찢는 등 불법폭력 집회 강행
“촛불혁명 당시 광화문 광장에 켜진 횃불이 청와대 앞까지 왔다...이것은 준엄한 민중의 경고”
민중공동행동은 민중총궐기투쟁본부의 후신...민노총 주축 52개 좌파 단체들의 연합체
투쟁결의문서 "발호하는 적폐세력들에게, 역주행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민중의 분노를 보여주자”
"이런 꼴을 보자고, 우리가 촛불을 들었던 것인가. 도대체 촛불항쟁 이전과 지금,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민노총이 주축이 된 민중공동행동은 3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횃불을 꺼내들고 불법 시위를 벌었다(사진=민중공동행동 페이스북).
민노총이 주축이 된 민중공동행동은 3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횃불을 꺼내들고 불법 시위를 벌었다(사진=민중공동행동 페이스북).

민노총이 주축이 된 민중공동행동은 3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이 소위 '촛불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횃불을 꺼내들었다. 이들은 "촛불의 민의 이행이 지체되고 있다"며 "이것은 준엄한 민중의 경고”라고 위협했다. 앞서 민중공동행동은 미 대사관 앞에서 대형 성조기를 찢고 대사관 안으로 신발을 던지는 등 불법행위를 자행했다.

민중공동행동이 '민중 촛불'을 앞세우고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민중공동행동).
민중공동행동이 '민중 촛불'을 앞세우고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민중공동행동).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2019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오후 4시 25분쯤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 청와대 사랑채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촛불혁명 당시 광화문 광장에 켜진 횃불이 청와대 앞까지 왔다"며 파업가를 불렀다. 선두에는 ‘민중촛불’이라고 쓰인 거대한 촛불 조형물을 앞세웠다.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라” “빈민 생존권 보장하라” “농민 생존권 보장하라” “사회불평등 해소하라” “민중세상 쟁취하여 한반도평화 실현하자” 등의 플래카드들이 그 뒤를 따랐다.   

민중공동행동은 박근혜 정부 퇴진의 도화선이 됐던 촛불집회를 일으킨 ‘민중총궐기투쟁본부’의 후신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노동전선, 전국농민회총연맹,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국민주권연대 등 좌파진영 52개 단체들의 연합체다. 주축은 민주노총이다.

앞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2016년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관장에서 1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후 5개월 간 촛불집회를 이어가며 박근혜 정부를 몰아내고 문재인 정부를 세운 ‘1등 공신 단체’로 불렸다. 이들은 2018년 5월 민중공동행동으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100대 과제 중 39개 과제가 개혁을 향해 전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중공동행동은 30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2019전국민중대회를 개최했다(사진=민중공동행동).
민중공동행동은 30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2019전국민중대회를 개최했다(사진=민중공동행동).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발표한 ‘투쟁 결의문’에서 “촛불항쟁 3주년,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며 “지난 3년이 촛불 항쟁의 민의가 관철되고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이 이뤄진 3년이 아니라, 오히려 촛불 민의 이행이 지체되고, 심지어 역주행한 3년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중공동행동은 자유한국당에 대해 “촛불 항쟁으로 사망 직전까지 갔던 이들이 불과 3년 만에 어떻게 이렇게 발호할 수 있게 되었는가”라며 “이는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에 불철저하게 임하고 심지어 개혁에 역주행하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그들에게 발호할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산입범위 확대로, 주 52시간근무는 탄력근무제 적용기간 확대, 계도기간 부여, 처벌 유예 등으로 무력화되고 있고,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보듯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하는 자회사 정규직이라는 꼼수로 일관하고 있다”며 “전교조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외노조이며, ILO협약 비준을 위한 논의는 오히려 노동법 개악 시도로 변질되고 있다”고 했다.

민중공동행동은 “적폐의 발호, 정권의 역주행, 외세의 내정간섭과 강도행각으로 촛불 3년이 얼룩지고 있다”며 “묻건대 이것이 촛불이 염원한 ‘나라다운 나라’인가. 이런 꼴을 보자고, 우리가 촛불을 들었던 것인가. 도대체 촛불항쟁 이전과 지금,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발호하는 적폐세력들에게, 역주행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민중의 분노를 보여주자”고 했다. “촛불항쟁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적폐들에 맞서, 쇼만 할 뿐 진정한 촛불 민의는 외면한 채 단물만 빼먹으려 드는 저 기회주의 무능 정권에 맞서, 노동자와 농민, 빈민, 청년, 여성, 장애인, 빼앗기고 억압받는 모든 민중이 하나로 모여,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자”고 했다.

민중공동행동 소속 민중민주당이 미 대사관 앞에서 성조기를 찢고 있다. 이들은 "적폐와 성조기를 야무지게 찢습니다!!"라고 페이스북에서 자랑했다(사진=민중공동행동 페이스북)
민중공동행동 소속 민중민주당이 미 대사관 앞에서 성조기를 찢고 있다. 이들은 "적폐와 성조기를 야무지게 찢습니다!!"라고 페이스북에서 자랑했다(사진=민중공동행동 페이스북)

민중공동행동 소속 민중민주당(환수복지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주한미대사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지소미아 연장 등에 대해 미국을 비판했다. 참가자달은 미대사관저를 향해 ‘해리스 추방’이라고 쓰인 대형 풍서을 넘기기도 했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한미동맹 파기’ 피켓을 앞세우고 주한미대사관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미국이 ‘주권침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며 미 대사관 앞에서 대형 성조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이날 대회에서 “촛불 든 민중이 전국 방방곡곡을 채우며 적폐청산을 외칠 때만 해도 이 같은 노동절망, 민중절망 사회가 둑이 무너지듯 쏟아져 내릴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라며 “문재인 정권은 안으로는 거짓말로 눈속임을 하고, 밖으로는 미국과 일본에 굴종하면서, 선거판 놀음에 빠져 정치꼼수만 늘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라며 자신들은 우월하다는 신기로 같은 헛꿈을 꾸며 세 치 혀를 놀리지만 사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 세력과 다름없는 탐욕을 부릴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오후 5시 10분쯤 청와대 앞에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횃불 30여개에 불을 붙였다. 이들이 횃불을 든 지점은 청와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300m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은 소화기를 사용하여 횃불을 진화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다시 횃불에 불을 붙이며 저항했다. 결국 경찰과 몸싸움이 시작됐다. 종로소방서 소방차 2대와 구급차량 1대가 청와대 앞으로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자를 연행하지 않았다. 다만 집회에서 촬영한 영상을 근거로 불법행위자를 수사할 계획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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