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386세대 비판 뉘앙스의 기사 모욕적"
"우리가 무슨 정치 기득권화 돼 있다고..." 불쾌감 드러내
총선 불출마 선언한 임종석에 "임종석 對北특사 적임자" 추켜세워
文정권 전대협 전성시대인데...이인영도 "386 이제 겨우 전면에 나섰다"

전대협 지도부 출신 정치인들로 왼쪽부터 임종석, 임수경, 우상호(직함 생략)(사진 = 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위 '386(1960년대 출생, 80년대 학번, 30대 정계 진출) 용퇴론'이 잇따라 제기되는 분위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우 의원은 "모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50대에 접어든 386세대가 기득권이라는 데 대해 반감을 보였다. 1980년대 운동권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들이 현 정권의 전면에 포진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랍도록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우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돼 있다고 말한다"며 "약간 모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386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공격적으로 하지는 않아도 자꾸 그런 뉘앙스들의 기사가 나오면..."이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표적인 사람이 임종석, 이인영, 우상호이지 다른 사람이 있나? 그러니까 마음 속으로 '진짜 그만둘까'라는 생각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 의원의 태도는 386이 기득권도 아닐 뿐더러 권력 욕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님을 강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우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종로구 출마 포기를 선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가리켜 "굳이 욕을 먹으면서 의원 자리에 탐욕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해 고민했을 것"이라며 "'내(임종석 지칭)가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 운동으로 돌아가지'라는 식으로 마음의 정리를 해온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임 전 실장의 속내가 어떨지를 추측하면서 "거기(임 전 실장이 출마하려고 한 종로구)도 특별히 비켜주거나 흔쾌히 양보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그럴 바에야 '비루하게 계속 의원에 연연해 대기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복합적으로 몰려온 것 같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였던 자신의 움직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임 전 실장의 결심에 찬사를 보냈다. 진행자가 임 전 실장의 대북(對北)특사 가능성을 묻자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적어도 북쪽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화 파트너인 것은 틀림없다"고 긍정했다.

하지만 우 의원이 386세대의 기득권화에 강한 반감을 보인 것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단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전면에 포진한 유력인사들 상당수가 전대협 출신이다. 전대협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이후인 1987년 8월 결성된 운동권 조직으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당시 고려대 학생회장)와 우상호 민주당 의원(당시 연세대 학생회장)이 각각 초대 의장과 부의장을 맡았다. 이후로 전대협을 이끈 인물로는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2기 의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3기 의장), 송갑석 민주당 의원(4기 의장) 등이 있다. 지난 1989년 밀입북해 '통일의 꽃'이란 이름과 함께 김일성 품에 안긴 임수경 전 민주당 의원은 전대협 3기 출신으로 임 전 실장과 같은 시기에 활동했다.

전대협 지도부 출신들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에 대거 진출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송갑석 민주당 의원, 김태년 민주당 의원(전대협 1기), 최재성 민주당 의원(전대협 2기),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전대협 2기),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전대협 2기),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전대협 3기), 복기왕 전 청와대 대통령정무비서관(전대협 3기) 등이 모두 전대협 출신으로 '금뱃지'를 단 것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전대협 초대 의장 시절 연설 장면 (사진 = 연합뉴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과반수를 자신하며 "선배 세대들을 뒷받침해온 386에게 이제 겨우 전면에 서서 스스로 모든 걸 책임지고 일하는 시점이 왔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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