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미국의 지소미아 연장 촉구...“한일 지소미아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
밀리 합참의장 "보통의 미국인, 주한·주일미군 필요성·비용 물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간접 압박
14일 방한하는 에스퍼 국방장관도 지소미아 유지 중요성 강조할 듯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왼쪽)과 함께 선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AFP=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왼쪽)과 함께 선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AFP=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11일(현지시간) 한국 당국에 이달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의 연장을 촉구했다. 지소미아의 종료는 한미일 삼각 공조의 분열을 노리는 중국과 북한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도쿄 방문 길에 기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고 한국과 일본도 예외가 아니라면서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명백히 중국과 북한에 이익이 된다”며 “그러나 한미일 3개국이 매우 접하게 연계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13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일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효력이 종료된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철회되고 양국 관계가 정상화돼야 지소미아 연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소미아가 중요하다며 이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앞서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도 지난 7일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간 외교적 갈등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과 같은 나라들에만 이익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한국이 이 협정을 연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도 이달 초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동해 상공 합동비행의 “시기와 훈련 위치는 모두 우연이 아니다”며 “한일 양국이 해결책을 도출하지 않는 한 이런 종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안보협의회 참석을 위해 오는 14일 서울을 방문하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해 한일 지소미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달 초 발표한 인도태평양 보고서에서 호주와 일본, 한국을 가치를 공유한 협력국으로 꼽으면서 미국이 역내 정보 공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 국방부의 해양안보 계획과 333조항(Section 333)을 소개하며 인도태평양 역내 정보 공유와 상호 운용성, 다국적 해양 공조 역량 강화에 약 2억 5천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한일 지소미아는 한반도 방위뿐 아니라 해양안보를 포함해 전반적인 인도태평양 안보 구조에서 핵심 요소”라며 “넓은 의미에서 중국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북한의 공해상 석유 환적 차단 등 집단공조를 위한 포괄적 군사정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국이 역내 전략에서 동맹국 간 정보 공유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의 잠수함 등이 공해상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이라며 “미국을 중개로 한 동맹국 간 정보 공유 약정(TISA) 방식으로는 시간 차가 발생해 추적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보통의 미국인들은 전진 배치된 주한, 주일미군을 보면서 몇몇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며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 얼마나 드는가? 이들(한일)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 이러한 것들은 전형적인 미국인의 질문들”이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미군이 무력 충돌 발생의 예방, 억지에 있어 동북아에서 안정화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했다. 밀리 합참의장의 이날 발언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측의 '대폭 증액' 압박의 연장선일 가능성으로 보여 주목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