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美국무부 부차관보 “지소미아 유지해야...한일갈등 중국, 러시아, 북한만 흡족”
조셉 영 주일美대리대사 “미국의 국익에 악영향”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부차관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부차관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는 22일 24시로 예정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 종료 시점을 앞두고 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문재인 정부에 지소미아 유지를 거듭 강경하게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일본정부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해제돼야 지소미아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가 미국의 안보 이익을 직접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강하게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2일자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일 양국의 불화는 미국과의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누구도 이러한 한일 갈등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이런 상황을 흡족해 하는 이들도 있다며 중국, 러시아,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한일 지소미아에 대해 “특히 위험할 때 3국(한미일) 간 조정에 중요한 도구”라며 “한미일 사이에는 미국이 중개해 정보를 공유하는 약정도 있지만 (한일 지소미아에 대한) 좋은 대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이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은 두 나라가 지소미아와 다른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도록 격려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의 촉매 역할을 하더라도 진전 여부는 결국 두 나라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동해 독도 주변 상공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들이 합동훈련을 한 것에 대해서는 “한일이 해결책을 도출하지 않는 한 이런 종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중국에 대해 “현상의 일방적인 변경을 타국에 강요하는 방식은 우리들이 걱정하고 있는 대상”이라며 “우리들 3개국(한미일)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를 공유하는 특별한 관계이며 이런 권리를 강화하고 지키기 위해 협력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셉 영 주일 미국 임시 대리 대사도 이날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미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줄 것임을 한국정부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며 “(미국은) 협정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2일 각각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일 지소미아 유지를 강조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지소미아의 유지를 촉구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다.

앞서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차관보도 지난 8월 28일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 직접적으로 협정의 연장을 촉구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당시 “미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알고 있지 못했다”며 “미국은 문재인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가) 일본과의 양자 관계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 이익과 동맹국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전했으며 한국과 일본이 불화를 빚으면 유일한 승자를 중국과 러시아 같은 경쟁자”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스틸웰 차관보도 지난달 26일 일본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미국에도 일본에도,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5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스틸웰 차관보는 한미일 공조 차원에서 한일관계 대선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일본이 우리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하면 우리 정부도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일본이 우리에 대한 조치를 유지하면 지소미아 연장은 절대 불가”라고 했다. 외교부는 청와대의 이러한 완강한 태고에 막혀 속수무책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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