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동 다가구 주택서 70대 여성, 40대 여성 3명 시신으로 발견
모녀관계로 파악돼...A4 용지 1장짜리 유서엔 "힘들었다. 하늘나라로 간다"
사망한지 오래돼 시신 부패 냄새 극심...인근 주민들 안타까움과 충격 커

서울 성북경찰서
서울 성북경찰서

서울 성북구 다가구 주택에서 70대 여성과 40대 여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거의 한달이 지나 네 모녀가 부패가 심한 사체로 발견되면서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3일 경찰은 전날 성북동 다가구 주택 관리자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신고해 출동한 결과 해당 주택 2층에 거주하던 70대 여성과 40대 여성 3명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숨진 네 명은 서로 모녀관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건 현장을 점검한 경찰은 도둑이나 강도의 침입 흔적을 찾지 못했고, A4 용지 1장짜리로 된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힘들었다. 하늘나라로 간다"는 등의 생활고를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타살이 아닌 일가족의 자살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다. 유족들과 접촉이 되는대로 시신을 4일경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로 했다.

인근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사체 썩는 냄새가 건물 내 온 가구에 진동했음은 물론 골목 일대까지 퍼진 상태라고 한다. 그만큼 사망한지 오랜 시일이 지나 발견돼 이웃주민들의 안타까움이 크다. 숨진 일가족과 비슷한 2017년 중순 해당 건물에 입주한 한 주민은 "아기 울음 소리나 남성 목소리도 들은 적 있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평소 40대 여성들의 안색이 의기소침하고 얼굴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고 일부 매체에 전했다.

경찰은 숨진 일가족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이 아닌 점, 공과금 일체를 체납한 기록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추가적으로 채무관계 등을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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