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51차 SCM서 2년째 유예 확정 전망..."韓美 공군, 독자훈련 할 것"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가 진행되는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2년째 실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날 복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매년 12월 시행했던 비질런트 에이스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한·미 첨단 군용기 200대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공중 연합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는 지난해 말에도 9·19 남북 군사합의 체결 등을 명분으로 실시되지 않은 바 있다. 북한 정권이 6.25 남침 가해자라는 사실(史實)을 외면하고 소위 대북 '적대행위'로 비쳐질까봐 연합훈련을 희생시켰다는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북한은 올해에만 12차례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한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쏘아대는 도발 및 무기 고도화를 자행해 한반도 전역과 주일미군기지 등까지 겨눴다. 또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시로 침범하며 한반도 주변 상공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북한 눈치보기' 식 조치를 반복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언론에 "양국 군 당국이 비질런트 에이스를 올해도 유예하기로 의견을 일치했다"면서 "대신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독자적으로 훈련 계획을 세워 대비태세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 정부 관계자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 노력을 군사적 차원에서 계속 뒷받침한다는 것이 양국 국방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해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방침을 사실상 확인했다.

군사 훈련 유예 결정에 외교적 이유를 거듭 적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진행됐던 2017년 12월 당시 북한 정권의 대남선전·선동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강력 반발했었다.

지난 2017년 12월 마지막으로 진행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참여 규모 자료.(그래픽=연합뉴스)

앞서 한미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당해 12월로 예정됐던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미는 이달 중순쯤 예정된 제51차 SCM에서도 올해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은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신해 12월 중으로 전년과 같은 규모의 독자 훈련을 각각 시행해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7일까지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신해 F-15K 전투기 등 수십 대의 전력이 참가한 가운데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한 바 있다. 반복된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방침이 자칫 연합전투력 약화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대대급 이하 소규모의 한미 연합공군훈련은 수시로 한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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