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주째 주말시위...中공산당 4중전회 "홍콩-마카오 지배 실행" 발표에 반발 격화한 듯
中, 관영 신화통신-환구시보 통해 "폭도들 홍콩 법치와 본토 도발...의법처벌" 핏대
"공공질서-시민 일상 파괴 더이상 용납 안할 것, 단호한 행동" 명령 받아든 홍콩경찰

지난 11월2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중국공산당 반대-자유화 시위대로부터 공격받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 아시아태평양 지사 건물.(사진=연합뉴스)

홍콩에서 반(反)중국공산당·자유화 주말시위가 22주 연속 벌어진 가운데, 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언론사 신화통신의 홍콩소재 아시아태평양 지사 건물이 홍콩 자유화 시위사상 처음으로 공격받았다. 중국 측은 "폭도들의 야만 행위"라며 홍콩 경찰에 엄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신화통신은 중국 국무원 산하의, 중국을 대표하는 관영언론사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중국 최대의 정보수집기관으로서 중국공산당 정보부에 보고 체계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특히 홍콩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권위를 상징하던 신화통신이 공격받은 것은,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28일~31일(한국시간) 개최한 제19차 '4중전회' 결과 "엄격하게 헌법과 (홍콩) 기본법에 따라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지배를 실행한다"고 발표하자 반발이 격화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콩 반중·자유화 시위대는 2일 완차이에 위치한 신화통신 홍콩 사무실을 습격해 유리문과 창문을 부수고 붉은색 잉크를 뿌린 뒤 로비에 방화도 했다. 시위대의 공격 당시 건물 내에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시위대는 건물 벽에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추방하라"라고 적기도 했다.

시위대는 신화통신과 중국은행 등 중국 본토와 관련된 기업, '베스트마트 360' 체인점 등 상점에 방화 등 공격을 이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완차이에서 센트럴에 이르는 도심 지역에선 경찰과 시위대가 서로 최루탄과 화염병을 주고받는 등 충돌했다.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홍콩 경찰은 비교적 이른 시간대인 오후 4시께부터 최루탄을 발사했고 완차이 등에서는 물대포도 쐈다.

시위 과정에서 리차드 찬 구의원 선거 후보 등 최소 2명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다수가 체포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시위에 수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하며, "200만명이 모였던 6월 시위에 비하면 시위 규모는 계속 줄고 있지만 양상은 점차 과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2일(현지시간) 중국공산당 반대-자유화 시위 도중 경찰에 체포된 구의원 선거 후보 리차드 찬이 최루액에 맞고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11월2일(현지시간) 중국공산당 반대-자유화 시위 도중 경찰에 체포된 구의원 선거 후보 리차드 찬이 최루액에 맞고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은 2일 밤 대변인 성명을 내고 "폭도들의 야만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홍콩 경찰이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폭력과 혼란을 막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현재 홍콩에 가장 중요하고 긴박한 임무"라면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와 경찰이 법에 따라 폭력을 막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 또한 이런 위법행위는 홍콩 사회 각계에서 비난받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시위대 측을 압박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평(사설)에서 신화통신이 공격당한 데 대해 "폭도들이 신화통신을 파괴하는 것은 홍콩 법치에 대한 도발이자 중앙정부와 본토에 대한 도발"라고 비난하며 "홍콩 법 집행 부문과 사법 부문이 법에 따라 이들을 처벌해야만 홍콩의 법치 권위가 더 훼손되고 폭력이 더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폭력 시위자에 대한 엄벌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최근 홍콩 법원이 오성홍기를 모욕한 시위 참가자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리는 데 그쳤다면서 "이런 판결은 폭도들의 한패가 된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홍콩 경찰은 3일 성명을 통해 "공공질서와 시민들의 일상적 삶을 파괴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단호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강경진압을 시사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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