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특별대표직도 병행할 것
폼페이오 장관 “비건 대표, 북한 관련 노력에서 역량있는 지도자...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VO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공식 지명했다. 미국의 세계 외교를 전담하는 국무부 2인자 자리에 오른 그는 대북특별대표 역할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대북 협상에 탄력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과 다양한 사안을 다뤄야 하는 부장관 업무의 특성 때문에 북한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동시에 내놓았다.

지난해 9월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된 비건 대표는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회동했다. 2월 초에는 평양을 직접 방문해 김혁철 당시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했다. 지난 10월에는 스톡홀름에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만나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건 지명자가 미국의 “북한 관련 노력에서 역량있는 지도자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일 비건 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임명과 관련해 “이처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전면에 나섰던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되면서 장기 교착 상태에 있는 협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고 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VOA에 “비건 대표의 새 직함이 북핵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6자회담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1부상이 비건 대표의 상대로 나선다면 매우 이상적일 수 있으며 이 경우 해법까진 아니어도 미북 간 문제 해결을 위한 매우 좋은 접근법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던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 나라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이런 경험이 부장관 직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비건 대표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 것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비건 부장관 지명자가 북한 문제만이 아닌 다양한 이슈를 다뤄야 하는 부장관 업무의 특성상 북한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비건 대표가 매우 유능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의 승진이 국무부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미 행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가 그다지 빨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부장관에 지명했다”고 했다.

매닝 연구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내년에 장관직을 사임할 가능성이 나오는데 이 경우 북한문제에 대한 비건 대표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