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부가 시장과 기업을 어떻게 리드했는지를 집중 조명
관치(官治)의 차별화로 정책 성과 극대화
현 정부의 평등주의적 경제정책이 엄청난 해악 미치고 있어
정부가 뒤로 물러나서 시장과 기업에 성장 유인 자극하고, 경쟁 촉진해야
남북경협 아닌 실질적 체질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경제성장 모델 내놓아야
북한 당국의 '백화점식' 경제 정책 비판..."경제적 차별화에 기초한 산업화 전략 전무"
北, 최소한 박정희 정부 만큼의 시장경제 보장해야...'대동강의 기적' 가능할까?

『한강의 기적을 세계로 대동강으로』, 좌승희·이태규 공저, 기파랑, 2019.10.26 초판(ISBN:9788965236184)

박정희 대통령 서거 40주년에 맞춰 '한강의 기적'을 설명하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들은 한국 경제가 고도로 발전한 배경에는 시장만능주의도, 마르크스 경제학도 아닌 한국 특유의 경제발전 역사가 있다고 강조한다. 좌우(左右)의 경제이론만으로 설명하지 못할 요소들이 급속한 경제 발전에 주효했다는 것이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좌승희 이사장과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위원이 함께 펴낸 『한강의 기적을 세계로 대동강으로』 (기파랑, 2019)는 박정희 대통령 당시 정부가 시장과 기업을 어떻게 리드했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단연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의 산업화를 '동반성장의 기적'이라고 정리한 대목이다. 저자들은 박정희 시대의 정책이 소위 관치(官治)의 차별화를 통해 정책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장작을 팰 때 통나무가 단번에 쪼개질 수 있는 타격지점만 골라가며 도끼를 효율적으로 내리쳤다는 해석이다. 저자들은 수출우량기업을 철저히 우대한 수출진흥정책, 자조하는 마을만 지원한 새마을운동, 우량 대기업만 참여시킨 중화확공업 육성정책, 전문화된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 도입 등을 사례로 제시한다.

방점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다. 책의 중반부는 저성장 침체기에 빠진 한국경제에 대한 고언으로 채워져 있다. 기업의 탄생과 성장을 가로 막는 현 정부의 평등주의적 경제정책이 어떤 해악을 미치고 있는지 지적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장과 분배 모두 처참한 실패를 하게될 수 밖에 없다. 한탄스러운 것은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와도 달리 기존 정책만을 고집하리란 사실이다.

저자들은 정부가 중소기업이 늘고, 이들 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메커니즘은 정부가 뒤로 물러나서 시장과 기업에 성장 유인을 자극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때에만 가능할 수 있다. 읽을수록 '우이독경'이라는 네 글자를 계속 되뇌이게 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북한 경제발전 전략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책 제목대로 '대동강의 기적'이 가능하느냔 물음이다.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정부 이후의 기조에 따라 남북경협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같이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전체주의 국가에선 지배층 일부에게만 수혜가 돌아가기 십상이다. 북한 경제의 실질적 체질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만이 유의미할 것이다. 저자들은 북한 당국의 정책에 대해 경제적 차별화에 기초한 산업화 전략이 전무하다고 말한다. 또한 쏟아내는 정책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서로 간 연관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저자들도 끝부분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북한이 최소한 박정희 정부 때 만큼의 시장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최소한 오늘날의 중국 수준으로 경제적 자유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북한 경제발전 모델로 제시할 수 있을까?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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