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퍼 정치·군사담당 차관보 "정상국가 양식 따라야 美北대화" "先제재해제 결코 안돼"
北 '특정행동' 가정해 "美도 상응하는 '상당한 대응'할 것"...ICBM 시험발사 도발 재개 가리킨 듯
NHK 인터뷰에선 "北 우려스럽게도 美나 이웃나라들로부터 멀어지려 해" 언급하기도

클라크 쿠퍼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차관보(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북한이 지난달 31일 자칭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 도발을 자행한 데 대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완전히 부적절한 행위"라고 규탄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메리디언 국제센터 주최 세미나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행위는 매우 불행하고 부적절하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한다. 우리의 친구인 도쿄(일본)와 서울(한국)이웃뿐 아니라 나머지 태평양 역내에도 위협이 된다"며 "평양(북한)이 미국뿐 아니라 이웃나라들과의 협력할 역량도 명백히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라고 발언했다.

쿠퍼 차관보는 "대화의 공간은 분명히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에 매우 수용적이었다"면서도 "이는 양측이 정상국가 양식에 따라 참여하는 것에 합의할 때 이뤄질 수 있다. 이런 미사일 도발 같은 행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와 향후 조정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제재를 느슨하게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1일 북한이 지난달 31일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일명 '초대형 방사포'.(사진=조선중앙통신)

이에 앞서 북한은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이번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추정했지만, 북한은 1일(한국시간)자 노동신문에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방사포 등의 발사체를 쏜 건 올 들어 이번이 12번째다. 이와 관련 쿠퍼 차관보는 이날 방송된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 발사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위협"이라며 "북한 비핵화 협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우려스럽게도 미국이나 이웃나라들로부터 멀어지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쿠퍼 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체제안전 보장과 함께 대북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선 "제재는 북한을 협상테이블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비핵화 전엔) 결코 해제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특정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 쪽에서도 그 대응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서 '특정 행동'이란 북한이 그동안 중단해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중·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VOA는 쿠퍼 차관보가 "북한이 실제로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는 것은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이며, 그에 상응하는 상당한 대응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쿠퍼 차관보는 지난달 22일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선 "건강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양국 정상 모두 올해 연말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타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