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종족주의의 근저에는 오랫동안 계속된 조선 사회의 폐쇄적 세계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중화사상입니다. 한편 일본에 대해서는 무지해서 20세기 초반까지 바다에 떠 있는 야만의 ‘오랑캐(夷)’라고 인식해 왔습니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치·경제·역사·문화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조선이야말로 중국을 계승한 세계 제2의 나라라고 생각하면서 일본을 경시하고 무시해왔습니다."

[편집자 주] 이 글은 일본의 시사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2019년 11월호에 게재된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인터뷰 기사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이영훈 교장이 주요 필자로 발간한 『반일종족주의』 책이 일본 문예춘추에서 11월 14일 발매되는데, 사전 예약이 폭주하여 일본 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문예춘추 측은 당초 이 책의 일본어 번역본 초판을 3만 부 발간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사전 광고가 나가면서 예상 밖으로 큰 호응을 얻자 초판을 5만 부 발간키로 결정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일고 있는 『반일종족주의』에 대한 관심을 풀어보기 위해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는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산케이신문 서울주재 객원논설위원이 진행했고, 번역은 이승만학당 4기 수료생인 스즈키 기쿠코 씨가 해 주었다.

위안부 문제 방치하면 대한민국은 붕괴한다

전 서울대학교 교수인 이영훈 씨(68)는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사학자다. 전문영역은 이 씨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경제사로, 특히 일본통치(식민지)시대의 경제에 대해 상세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전부터 “일본은 식민지 시대에 조선을 착취했다”라고 한국 사회에 침투하여 통설이 되어 버린 수탈설은 “잘못됐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7월,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싱크탱크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원들 5명과 공동으로 저서 ‘반일종족주의’를 출간했다. 위안부 문제, 징용공 문제,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일본 통치시대의 평가 등에 관한 한국의 반일은 ‘거짓의 역사’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실증적으로 상술한 이 책은 큰 반향을 일으켜 학술연구서로서는 이례적으로 1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일어판은 근일 자사에서 출간 예정).

역사 대립에 끝이 보이지 않는 한일관계는 앞으로 어디를 향할 것인지. 이영훈 씨에게 견해를 물어봤다.

이영훈 교수의 인터뷰가 게재된 일본 시사월간지 '문예춘추' 2019년 11월호와 인터뷰 지면.
이영훈 교수의 인터뷰가 게재된 일본 시사월간지 '문예춘추' 2019년 11월호.

 

구로다 : 한국의 반일(反日) 메커니즘을 묻는 충격적인 본서의 내용은 본래 한국 사회가 받아들기 어려운 것이고, 당연히 많은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딸의 대학 부정입학 의혹, 사모펀드 의혹 등의 스캔들로 화제가 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선생님의 저서를 “매국 친일파의 책”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한다”, “구역질 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합니다. 서울대 교수의 말이라고는 믿기 힘든 비과학적인 언사인데요.

이영훈 : 조국 씨가 공격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는데요(웃음).

그는 서울대 후배이고,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스쳐 지나면서 인사를 나눈 적은 있었습니다. 서울대 법학부는 한국 최고의 학부입니다. 온전한 법학자인줄 알았는데 그의 비판을 보면서 그가 과연 지식인, 학자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확보되어 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간 한국의 ‘반일종족주의’가 대학이라는 세계를 학문적, 정신적으로 황폐화시켰다는 증거입니다.

구로다 : ‘책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내용에 공감한 사람이 그만큼 많이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영훈 : 판매 후 2개월 만에 10만부를 넘는 바람에 “10만 명의 우군이 생겼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이 됩니다.

'문예춘추' 이영훈 교수 인터뷰 지면.
'문예춘추' 이영훈 교수 인터뷰 지면.

문재인 정부는 최대의 과제로 북한과의 연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반일종족주의를 고양시켜서 일본과의 긴장관계를 증폭시키고 그 역작용으로 국민을 통합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습니다. 사상적으로 미묘하고 불안정한 시기에 출판된 까닭으로 보수층을 중심으로 예상했던 것 이상의 환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종족주의’란 무엇인가?

구로다 : ‘종족주의’란 낯선 말인데 대체 ‘민족주의’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이영훈 : 아프리카에서는 동일한 국가라 해도 부족 간 내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트라이벌리즘(부족중심주의)에 기인한 것이지만 실은 한국의 민족주의에도 이것과 비슷한 부족적, 즉 종족적 특징이 있습니다.

전쟁 전 일본의 황민화 정책이나 독일의 나치즘에도 종족적 특징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가장 큰 차이는 국민들에게 ‘강한 애국심’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런 애국심은 19~20세기 서양에서 일어난 국가주의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애국심이 없습니다. “한국은 남북 분단이라는 과실(잘못)로 생긴 나라이고 남북통일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나라가 된다”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에 대한 건전한 애국심이 결여되어 ‘애족주의’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오랫동안 숙고해 온 끝에, 저는 ‘종족주의’라는 말을 생각해 냈습니다.

구로다 : 그 종족주의의 최대의 특징이 일본을 적으로 삼고 ‘반일’로 뭉친다는 것이네요. 왜 그러한 사상구조가 되어버린 것인지요?

이영훈 교수와 베스트셀러가 된 '반일종족주의' 책 표지.
이영훈 교수와 베스트셀러가 된 '반일종족주의' 책 표지.

 

이영훈 : 반일종족주의의 근저에는 오랫동안 계속된 조선 사회의 폐쇄적 세계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중화사상입니다. 한편 일본에 대해서는 무지해서 20세기 초반까지 바다에 떠 있는 야만의 ‘오랑캐(夷)’라고 인식해 왔습니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치·경제·역사·문화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조선이야말로 중국을 계승한 세계 제2의 나라라고 생각하면서 일본을 경시하고 무시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일본의 조선 통치는 충격이었고,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죠. 기나긴 시간을 폐쇄돼 왔던 탓에 ‘현실로서의 역사’와 ‘환상으로서의 역사’ 사이에 갭이 벌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일본통치가 이뤄졌는데, 조선민족에게는 그 기억이 강열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에 비뚤어진 상태가 그대로 남아져 버렸습니다.

거짓말이나 미신을 믿어버리는 이유

구로다 : 그렇게 전통적으로 일본을 적대시해온, 반일종족주의로 이야기되는 일본 통치시대의 역사는 거짓말이라고 선생님은 지적합니다. 거기에다 한국사회를 향해 ‘거짓말 하는 국민’, ‘거짓말 하는 학문’, ‘거짓말 하는 재판’이라고 신랄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요즘 그러한 타이틀의 반한 혐한류(嫌韓流)의 책이 많이 나왔습니다만.

이영훈 :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 사법, 미디어 세계에 이르기까지 거짓말이나 미신이 아무렇지 않게 난무하고 있으며, 그것을 근거로 ‘반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일본 식민지 시대에 관해서 “조선총독부가 조선인의 토지를 수탈했다”라는, 전혀 사실과 다른 기술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습니다. 제가 1992년부터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만, 2010년이 되어서야 겨우 그 기술이 없어졌습니다. 18년이 걸린 겁니다. 일본 본토로의 쌀 수출이 지금도 ‘수탈’로 거짓 기술이 되어 있습니다.

한편 요즘에는 새로운 토픽이 생겼습니다. 위안부와 징용공을 둘러싼 역사입니다. 문제가 된 2018년 10월의 징용공 재판은 “전쟁 전의 일본 기업은 조선인을 납치하고 노예노동을 시켰다”는 전제로 판결을 내렸지만,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원래 “한국인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사실은 한국인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강연으로 한국인의 거짓말 문화를 이야기하면 전체가 다 공감합니다(웃음).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반일종족주의' 책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면(사진 연합뉴스).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반일종족주의' 책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면(사진 연합뉴스).

 

구로다 : 거짓말이나 미신을 많은 한국의 지식인과 미디어 관계자, 그리고 대통령까지 왜 믿어버리는 것인지.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3·1 독립운동 100년 기념 연설에서 일본 제국주의는 철도 부설이라는 명목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한 지방 명가의 택지를 빼앗았다는 속설을 믿고 그 복원 현창을 지시했습니다.

이영훈 : 한국의 역사학에 실증주의가 정착을 못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실증주의란 중세의 신화에서 벗어나 객관적 사례로 역사를 설명하겠다고 하는 세계사에 있어서의 ‘혁명’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우리 문화가 세계에서 제일이다”라는 신화로부터 개인을 자유인으로 독립시키는 학술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19세기까지 중화사상의 폐쇄적인 공간에 갇혀 있었다는 점, 20세기에 들어 일본 통치하에서 한국인이 일본에 유학가고, 근대 학문을 접했어도 그 수는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 게다가 당시는 마르크스 역사학의 영향이 컸다는 점, 해방 후에는 남북 분단과 6·25 전쟁으로 똑바로 정착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대학에서 배웠던 교수들 거의 대부분이 마르크스주의나 민족주의가 혼동된 ‘종족주의자’였고, ‘실증주의자’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한국인은 ‘매춘’을 혐오한다

구로다 : 최근 연세대 사회학과의 류석춘 교수가 대학교 강의에서 “위안부는 매춘과 비슷한 행위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해서 맹렬한 사회적 반감을 사고 있습니다. 강의는 중단되고 교수 파면 운동이 일어나고 시민단체는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국민감정에 상처를 입혔다” 라고 하는 것이지만, 거기에 ‘역사적 사실의 검증’은 없습니다. 그야말로 주술적이라 할까. 맹신적 반일종족주의를 엿본 것 같았습니다.

이영훈 : 류석춘 교수 사건은 한국에서 행해져왔던 역사교육의 비극적 결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위안부가 매춘부라는 것은 여러 문서나 자료에 나와 있는 사실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매춘’이라는 용어를 극단적으로 혐오해서 극단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입니다. 저 같으면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라는 표현을 썼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특히 위안부 문제가 되면 다른 이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국가적, 사회적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팽배해 있습니다.

최대의 문제는 이러한 ‘종족주의적 폭력’ 앞에서 대학 측이나 교수들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류 교수를 보호할 수 있는 대학의 학문적 권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지성사회의 공백을 반일종족주의적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실은 『반일 종족주의』 저서를 통해 가장 호소하고 싶었던 것은 위안부 문제입니다. 저는 위안부로 대한민국이 무너질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소박한 200명의 소녀가 일본군에게 강제 연행되어 성적 노예가 되었다” 라는 거짓 스토리가 아무렇게나 이야기 되어, 전국 곳곳에 위안부상이 건립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은 그토록 비과학적, 샤마니즘(주술)적인 사고라고 위안부 문제는 말하고 있습니다.

구로다 : 문재인 정권에 의해 매년 8월 14일이 ‘위안부 기념일’로 정해졌습니다. 그 정식 명칭은 ‘위안부를 기리는 날’입니다. 놀랬습니다.

북한은 종족주의의 산물

이영훈 : 혹시 구로다 씨는 2016년에 공개된 ‘귀향’이라는 영화를 보셨습니까?

구로다 : 위안부들이 일본군에게 연행되어 수용소와 같은 곳에 감금되어, 매일 강간당하고 마지막으로는 모두 다 총살당하는 이야기라 마음이 무거운 내용이었습니다.

이영훈 : 그 영화에서는 일본군에 의해 학살당한 위안부의 혼이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못 가서 이승을 방황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무당이 팔을 벌리면 위안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것은 곧 전형적인 샤마니즘입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무녀의 굿을 보면 웁니다. 죽은 자의 얼굴이 보여서입니다. 이것은 예부터 존재하는 원시적인 자연종교입니다. 그것이 조선 500년 동안 유교문화와 결합해서 한국인의 정신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샤마니즘적 토대 위에 전쟁 후 사회주의가 결합하여 생긴 것이 북한입니다. 김일성에 의한 전근대적인 세습왕조 체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 샤마니즘적 경향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구로다 : 즉 김일성주의라든가, 김일성 우상화 현상도 ‘종족주의’에 의한 것이라는 건가요?

이영훈 : 그렇습니다. 북한의 수령체제는 자연종교와 유교문화가 결합한 샤마니즘에 의한 종족주의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 등장하게 된 위안부 문제도 샤마니즘과 결합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위안부 문제를 통해 국민을 몰아의 상태로 만들어 분노와 눈물의 소용돌이에 빠뜨리는 정신세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방치해 놓으면 우리들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1910년에 대한제국이 붕괴한 것처럼, 대한민국도 붕괴해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에서 위안부 문제를 ‘망국의 위기’라고 표현했습니다.

구로다 : 이번에 출판한 저서의 위안부 관련기술에 있어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자료적으로는 유일한 ‘위안부 강제 연행설’이었던 요시다 세이지(吉田清治)의 증언이 위증이었다고 명확하게 지적한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2014년에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증언은 허위였다고 취소하는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요시다 증언이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무시되어 왔습니다. 이를 언급한 것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가 주술적 마인드 컨트롤(세뇌)의 산물인 만큼, 선생님의 위안부에 관한 문제 제기에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데요. 『제국의 위안부』를 저술한 세종대학교 박유하 교수는 2014년에 위안부 할머니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지금도 재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일종족주의’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닌가요?

이영훈 : 이 책에 대해서는 조국 씨와 같은 감정적인 비판은 있었어도, 위안부 문제를 기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비판에도 응할 수 있는 내용으로 썼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정대협(정의기억연대) 등 위안부관련단체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공개토론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영삼의 악질적인 역사공작

구로다 : 한국의 반일을 볼 때마다 “일본이라는 요소는 이 나라 이 민족에 있어 얼마나 큰가”를 느낍니다. 독립해서 70년 이상 지났는데도 반일현상은 오히려 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영훈 : 역사를 뒤돌아보면,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등 초기의 위대한 지도자들은 국가의 이성으로서 반일감정을 그런대로 억제했습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강렬한 반대를 제압해서 (끌어안고)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맺고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는 일본교 육을 받은 인물이었고, 일본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그러한 진취적인 지도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반일종족주의가 강화된 것은 1993년에 탄생한 김영삼 대통령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정치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역사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제정한 국민교육헌장을 폐지하고, 중앙청(구 조선총독부 건물)을 파괴하고, 독도에 부두를 만들었습니다. 아주 악질적인 역사 공작을 되풀이했다고 생각합니다.

구로다 : 그는 ‘역사 바로 세우기’를 정치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일본 제국주의가 한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각 지역 산에 박았다는 쇠말뚝 뽑기 운동까지 실행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예부터 있는 도참사상으로 인한 반일 미신이라고 단정하고 있지만, 2003년에 탄생한 전후 세대는 그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독도에 민간인 왕래를 자유화해서 반일종족주의를 확산시켰습니다.

이영훈 : 노무현 대통령은 반일교육을 받은 ‘훈련된’ 세대의 대표 격이고, 공공연하게 반일종족주의로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독도 문제는 지금은 완전히 종교화되고 신앙처럼 되어버리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한국 고유의 영토론’은 허위라고 결론짓고 이승만 대통령의 독도영유권 선언 사건을 별도의 정치적 관점에서 평가하려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친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진행하고 있는 종족주의적 정치공작을 멈추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틀림없이 붕괴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제 극복하기 어려운 역사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도 그 점을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한국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

구로다 : 한일 관계는 정상적인 대화를 못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어떻게 헤야 될까요?

이영훈 : 지금의 한일 대립은 한국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문제의 해결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대단히 난처한 문제에 직면해 있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한국에 그 답을 급하게 요구하지 말고 좀 기다려 줬으면 합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일본의 ‘양식적 지식인’들이 우리의 반일종족주의를 부추기고, 유지 강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지적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한국의 반복되는 도발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대원칙을 지켜줬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스스로가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