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前국방 연설문비서관, 신간서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가능한지 계속 물어”
“틸러슨, 사전회의에서 ‘트럼프가 보기엔 한국이 최악’이라고 언급”

작년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 “한국은 미국을 가장 많이 이용해 먹는 나라(a major abuse)”라며 연간 600억 달러(약 70조)를 방위비로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일부 미국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50억 달러(약 6조원)’ 분담금보다 12배나 높은 금액이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의 연설문 비서관이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29일(현지시간) 발간한 ‘선을 지키며: 매티스 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스노드그래스의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한국, 일본, 독일 등 동맹국에서 병력을 철수할 수 있는지를 당시 매티스 국방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질문했다.

이에 미국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2017년 7월 중순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기도 했다.

이 회의에서 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의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기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엔 ‘한국이 최악’이다”라고 말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전했다.

또한 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독일 등 주요 동맹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방부 방문 때 매티스는 미군의 해외 주둔은 미국의 좋은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얼굴을 찡그리고 종이를 만지작거리며 방의 다른 곳을 두리번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 또한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큰 괴물”이라며 “일본, 독일, 한국...우리의 동맹은 어느 누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온 나라”라면서 “중국과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전했다.

다음해 1월 두 번째 국방부 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의 대가로 미국이 무엇을 챙기는지를 집요하게 따졌다고 한다.

매티스 전 장관이 해외 주둔 미군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같은 역할을 한다는 매티스 전 장관의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손해 보는 거래라고! (한국이) 주한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 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인 거지”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또한 스노드그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워 게임’이 중단된다고 국방부에 알린 방식”이라며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회고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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