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절한 남측 시설 싹 들어내라” 다음날 “트럼프와 각별한 관계” 강조

김계관(연합뉴스)
김계관(연합뉴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특별한 친분’을 거듭 강조한 반면 미 워싱턴 정가와 정책 결정자들이 아직도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연말까지 미국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보겠다’고 밝혀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가져올 것을 거듭 압박했다.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6자 비핵화 회담에서 북한측 대표단을 이끌었던 김 고문은 이날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조미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또다시 언급하였다는 보도를 주의깊게 읽어보았다”며 며칠 전 김정은을 만나 현안을 보고했을 때 김정은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각별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김정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조미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 회의에서 “나는 김정은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나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11차례나 거절했지만 자신의 전화는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톤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 작성자들이 아직도 랭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미북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책임을 대북 강경파에 돌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을 이간한 것이다.

그는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년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 대화는 지난 2월 말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중단된 상태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유엔 대북제재를 맞바꾸는 거래를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김정은은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올해 연말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5월 초부터 현재까지 무려 10차례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일에는 ‘북극성 3형’ 신형 SLBM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은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북한의 SLBM 북극성-3형의 과년이 미국의 요충지에 맞추어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지난 5일 미국과 북한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회담을 간신히 재개했으나 결국 아무런 합의에도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당시 북한은 “우리가 이미 미국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김 고문이 이날 담화는 북한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제재 완화를 얻어낼 계획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진전 없는 미북협상에 대해 북한이 느끼는 좌절감과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

나는 최근 트럼프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조미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있다고 또다시 언급하였다는 보도를 주의깊게 읽어보았다.

내가 확인할수 있는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와 트럼프대통령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있다는것이다.

며칠전 내가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를 만나뵙고 조미관계문제를 비롯하여 대외사업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보고드리였을 때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대통령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

나는 이러한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조미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문제는 트럼프대통령의 정치적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톤정가와 미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 아직도 랭전식사고와 이데올로기적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있는것이다.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년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싶다.

주체108(2019)년 10월 24일

평 양 (끝)

(출처: <조선중앙통신> 2019.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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