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진실을 감출 때, 그들은 무엇을 은폐하고 있는가' 방송도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취재 보도한 방송사와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호주 정부의 조처에 호주 주요 일간지들이 언론 탄압에 대한 항의로 21일자 신문 1면을 검은 줄로 가리고 발행했다.

AFP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 오스트레일리안, 데일리 텔레그래프,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20여개 일간지들은 이날 신문 1면에 '비밀(secret)'이라고 표시한 빨간 도장을 찍고, 기사의 제목과 본문을 모두 검은 줄로 가려 배포했다.

'정부가 진실을 감출 때, 그들은 무엇을 은폐하고 있는가'라는 시청자에게 던지는 질문을 담은 광고도 방송에 나왔다.

호주 '알 권리'(Right to Know)라는 단체가 시작한 이 캠페인은 연방 경찰이 올해 초 공영방송 ABC와 뉴스코프 애니카 스메서스트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뉴스코프 기자 애니카 스메터스트는 정부가 이메일과 은행거래 기록, 문자메시지 등 민간인 사찰을 계획한다고 폭로했고, 두 명의 ABC 방송 기자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호주 특수 부대가 저지른 전쟁 범죄 의혹을 폭로했다.

이에 지난 6월 호주 경찰은 ABC 시드니 본사와 뉴스코프 기자 애니카 스메터스트의 가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뉴스코프 CEO인 마이클 밀러는 21일 트위터에 검은 줄로 가려진 여러 일간지의 1면 사진을 올리며 "정부가 언론인들이 보도해야만 하는 사안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마다, 국민이 '그들(정부)이 나한테 뭘 숨기려 하는 건가'라고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0일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에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언론의 자유가 법 위에 설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알 권리' 측은 내부고발 문제와 관련, 공공부문 내부고발자에 대한 법적 보호와 이를 보도한 언론인에 대한 면책, 정보자유(FOI)와 명예훼손 규정 개정, 공공문서 공개제한 완화 등을 요구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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