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파탄 책임론 부각에 산업부 백운규 장관은 '모르쇠'로 일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연합뉴스 제공)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연합뉴스 제공)

 

한국GM의 군산공장이 폐쇄되기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에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 전반을 책임지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GM과 관련된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백 장관은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할 것이라는 수많은 전조가 있었음에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GM 본사가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5000억 원의 출연을 요구했던 사실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백 장관은 지난 13일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는 순간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라고 말했고 지난 12일 국회에서 한국GM의 현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GM이 요구한 유상증자에 대해 산은으로부터 보고를 일체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국내 산업 전반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백 장관이 한국GM 철수와 군산공장 폐쇄 등 현안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했던 문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GM은 지난해부터 3조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2대 주주인 산은(지분 17%)과 논의해왔다. 국책은행인 산은은 정부의 재가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3년간 경영난을 겪으며 누적손실액이 2조원을 넘어선 한국GM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보하려고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산은에 5000억 원의 출연을 요구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를 막을 수 있었던 백 장관은 “(산은과) 유상증자에 대한 논의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산은과 산업부가 한국GM이라는 현안을 두고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산은이 왜 백 장관에게 한국GM에 관련된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해 8월 구조조정 전문가인 카허 카젬(Kaher Kazem) 인도GM 사장이 한국GM 사장으로 오면서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2016년 1월 인도GM에 부임한 카젬 사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2017년 5월 인도GM 철수를 완료했다. 한국GM으로 카젬 사장이 오면서 업계에서는 한국GM 철수를 예상했다.    

백 장관은 지난해 7월3일 산업부 장관이 됐고 카젬 사장은 그해 8월17일 한국GM으로 왔다. 국내 산업과 관련된 사안을 모두 챙겨야 하는 산업부 장관이 전북 군산의 지역경제와 2000명의 노동자가 직접 연관된 한국GM 군산공장 철수까지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GM 노동조합은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공장 가동률 20%를 기록하면서도 8000만 원대 연봉을 받았고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날도 임금의 80%를 보전 받았던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는 노조 내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GM은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생산비용은 오르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지난 3년간 빠져있었다. 2013년 63만대 수출하던 한국GM은 지난해 39만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GM의 인건비는 계속 올랐다. 2013년 7300만원이던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지난해 8700만원으로 20% 올랐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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