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재 인문계 고교 3학년 한국사 시험문제 파문
지난달 7일 서지현 검사가 올린 SNS 게시글 제시문으로 첨부
조국 일가 수사하는 검찰 비판...조국은 '정치검찰' 바꿀 사람?
출제 교사 "사회 현안에 학생들이 관심 갖도록...어떤 이념적 의도는 없다" 해명
대학 교수들 "실상 학생들에게 검찰개혁 주체와 대상 고르라고 강요한 것 아닌가"
학부모들 "보나마나 전교조 교사일 것" 비판...실제로 전교조 소속 교사인 것으로 밝혀져
학부모들의 원성..."수시 비중 높으니 교사들에게 찍힐까봐 말도 못해...방치하는 학교도 문제"

출처: SNS 캡처
출처: SNS 캡처

부산의 한 인문계 고교 교사가 중간고사 시험문제로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문제를 출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문제를 낸 교사는 전교조 소속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정치검찰'이라 규정했다. 사실상 학생들에게 검찰개혁의 주체와 대상을 고르도록 한 문제여서 출제 의도를 둘러싸고 비판이 거세다. 해당 학교는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12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 A고 3학년 중간고사 한국사 시험에 검찰을 비판하는 시험문제가 출제됐다. '한 SNS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과 가장 관계가 깊은 인물을 고르시오'라는 문항으로 된 해당 문제는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을 제시문으로 첨부했다.

바로 이 게시글은 지난달 7일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삭제한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 봐라 안 변한다/ 알아라 이젠 부디/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검찰"이다. 당시 서 검사는 임은정 검사와 함께 조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윤석열 총장 휘하 검찰을 끊임없이 비난하던 차였다. 서 검사는 특히 검찰이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하자 이같은 게시글을 올린 뒤 삭제했다.

문제를 낸 교사는 "ㄱ.조국 장관, ㄴ.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ㄷ.윤석열 검찰총장, ㄹ.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보기로 제시했다. 그리고 조 장관과 윤 총장을 복수정답으로 인정(②)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시의성 있는 문제를 냈다"고 부산시교육청을 통해 해명했다. 언론 접촉을 피한 해당 교사는 학교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시사성 있는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고 미리 얘기했고, 어떤 이념적 의도를 갖고 출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는 입장을 추가적으로 밝혔다.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거나, 해당 고교에 행정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시교육청과 학교는 1차 진상조사를 통해 해당 시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오는 15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해당 문제를 받아 본 3학년 학생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일부 매체에 학생들은 "시험이 장난처럼 나와 어이없었다"면서 "'문제가 이게 뭐냐'며 술렁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논란에 앞서 해당 문제가 각종 SNS를 떠돌자 네티즌들은 조작일 것으로 보인다며 믿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실제로 해당 문제가 일선 학교에서 출제됐던 것으로 알려지자 비판이 거세게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내 일선 대학의 교수는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정치적 입장을 주입시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시사, 교양, 문학, 역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결된 정치지향성을 드러낸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출제돼 논란이 된 문제도 학생들에게 정당한 개혁 주체로 조 장관을, 소위 촛불정권이 손봐야할 정치검찰로 윤 총장을 대비시키려는 게 아니냐"고 말하면서 탄식했다. 또 다른 교수는 "다른 정답도 가능하겠다"며 조소를 보이기도 했다.

출처: 학부모들이 SNS에 올린 채팅창 캡처
출처: 학부모들이 SNS에 올린 채팅창 캡처

특히 문제를 낸 교사가 전교조 소속인 것으로 밝혀져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어떤 학부모는 "어제 우리 애가 사회 시간에 선생님이 두 시간 연속으로 침을 튀기면서 조국 옹호만 했다고 치를 떨었다"며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 그걸 왜 조국이 해야하는지" 등을 학생들을 상대로 주장하며 계속 강요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교사 개인의 정치적 주장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교사들은 전교조 소속이라면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이래도 항의 한번 할 수 없다"면서 "학교가 문제"라고 했다. 학교 측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반복되는 일탈 행위에 매번 제동을 걸기 힘든 현실을 토로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전교조 교사들의 목소리가 크게 받아들여지는 한국사회에서 수시 확대는 지양돼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당 SNS에 올라온 채팅창 캡처 게시글에 댓글을 단 어느 학부모는 "정시 확대가 답이다"라며 "내신시험, 수행평가로 이념 교육 못 시키게 하는 방법은 정시 확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부모들이 "수시 비중이 높으니 (교사들에게) 찍힐까봐 말도 못 하는 노예"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 이후 같은 여권 출신 인사들이 장악한 전국 지자체 교육청과 함께 '교장공모제' 도입을 예고한 뒤 전격 실시했다. 올해 공모에 응해 교장이 된 내부형 공모교장 35명 중 18명이 전교조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최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 대다수는 자기소개서에 노조 활동을 비롯한 운동 경험 등을 주요 경력으로 삼았다고 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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