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감면 등 각종 혜택 제공했지만 수익률 악화로 투자금 이탈 심각
남북 화해 분위기에서 주목받은 통일 및 남북 경협 관련 펀드도 비슷한 수준
금융업계 "정부 주도의 펀드 조성은 시대에 동떨어진 이벤트" 비판
김태흠 "文대통령 韓日갈등 최악 치닫던 때 가입한 '필승코리아펀드' 가입자 대부분 농협 직원"
"금융이 정치에 이용되는 일은 없어져야" 쓴소리 나와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1호 관제펀드’의 지난 1년 동안 수익률이 처참한 수준이다. 기업 실적 하락으로 코스닥 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통일’, 또는 ‘남북 경제협력’ 관련 펀드 역시 수익률이 저조하긴 마찬가지다. 국회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한일(韓日)갈등 이후 줄줄이 가입한 '필승코리아펀드'도 대부분 가입자가 농협 직원들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0일 기준으로 살펴본 설정액 10억 원 이상 규모의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12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을 추산해보니 -9.91%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10%에 육박하면서 투자금 이탈도 상당하다고 한다.

최근 6개월로 기간을 좁혀 보면 수익률은 -12.65%였다.

지난해 4월 문재인 정부가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방침을 밝힌 뒤 최종구 前 금융위원장은 직접 IBK기업은행 마포지점을 찾아 ‘1호’ 투자자로 나서며 홍보에 나섰다. 최 전 위원장은 “국민 누구나 혁신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고 자신했다. 정부는 관제펀드에 세제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약속했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설정액 2조 원을 넘길 정도로 자금이 급속히 유입됐다.

그러나 시장 침체 등을 겪으며 저조한 수익률이 지속되자 지난 10일 기준 설정액은 4981억 원으로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주목 받았던 통일 및 남북 경협 관련 펀드도 비슷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운용 중인 통일 관련 펀드 16개는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이 -9.16%에 이를 정도다.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2%대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나머지 대부분펀드는 9%대에서 최대 11.55%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손실을 우려한 투자금들이 펀드에서 급속히 빠져나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경제 상황이 악화하는데 정부의 관심 정책 분야에서만 주가가 올라 투자 수익이 오르길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정부 주도의 펀드 조성은 시대에 동떨어진 이벤트라며 비판적 입장을 밝힌 한 금융업계 관계자도 “시장은 수익을 내는 곳이라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언제든 투자한다”며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관제펀드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한일(韓日)갈등 이후 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5,000만원을 투자하면서 열풍이 불었던 NH아문디자산운용 출시 '필승코리아펀드'도 관제펀드라며 비판했다. ‘문재인펀드’, ‘애국펀드’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화제를 모은 해당 펀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관계자들도 연이어 가입했다. 김 의원은 "해당 펀드 가입자의 34%가 농협 직원들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농협 직원들을 동원한 것 아니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금융이 정치에 이용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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