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확연한 입장차 확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관련해 “미국도 남북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라이몬즈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고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도록 라트비아도 계속해서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대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 같은 입장이 북한에 대한 ‘동시적인 최대 압박과 관여’를 의미한다며 “중요한 점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최대의 압박 공세는 유지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 비핵화가 미국과 북한 간 대화의 가장 중요한 선제조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화담에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발전시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해 미국과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도 최대한 압박이라는 스탠스에 평창 올림픽과 남북대화라는 두 가지 큰 모멘텀이 작용하면서 미국의 태도와 입장이 우리와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그 정도의 표현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는 13일 전했다.

한편 김정은은 전날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방한 결과를 보고받고 “북과 남의 강렬한 열망과 공통의 의지가 안아온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과 관련한 강령적인 지시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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