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은폐와 거창한 의식 통해 김정은 핵무기 포기하게 만들려 했으나 실패”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보좌관이 9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했다(화면 캡처).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보좌관이 9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했다(화면 캡처).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미국 대사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보자관은 지낸 수전 라이스 전 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사직찍기와 악수를 하는 동안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등 핵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했다는 지적이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이날 블름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의 은폐와 거창한 의식을 통해 김정은의 마음을 사로잡아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러나 그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제재는 여전히 강경하지만 불행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사진찍기와 악수를 통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면서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만들었다”며 “미국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과 함께 대북제재를 했던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제재를 완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아름다운 편지들을 즐기는 동안 미국은 대북제재 기반을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9일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을 계기로 워싱턴 조야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무능론’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미북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이 전 세계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루벤 가예고 하원의원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미북 협상 결렬과 관련해 “세상이 훨씬 더 위험한 곳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함 때문”이라며 “북한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유 없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함으로써 이란에 힘을 실어줬고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음으로써 러시아를 대답하게 만들었으며 중국은 아시아에서 약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가예고 의원은 “북한은 핵 보유국일뿐만 아니라 그 규모와 도달 범위도 늘리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력과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VOA는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비판의 구체적은 근거는 주로 국무부의 역할과 재원 축소”라며 “지난해 초 트럼프 행정부는 국무부 예산의 약 30% 축소를 계획했고, 제재 업무 담당 부서인 제재 정책 조정관실을 폐지했으며 북한인권특사직을 민간안보, 민주주의, 인권 담당 차관이 겸임하는 등 대북 정책 집행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북협상 특히 정상회담과 관련해 “계속 시도한다고 해서 불리한 건 없다”며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단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중진인 존 코닌 상원의원도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며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는 이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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