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독일 주도 안보리 회의서 규탄성명...벨기에-폴란드-에스토니아 동참
韓 외교부 "공동입장표명 존중" 밝혔지만 北 결의위반 여부엔 "안보리가 정할 일"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의 주도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SLBM 등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이 도출됐다.(그래픽=연합뉴스)  

북한 정권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도발을 두고 유엔 유럽지역 6개국 대사가 일제히 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북한은 SLBM 발사를 '자위적 조치'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8일(현지시간)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 비공개회의를 열고 대북 규탄 성명을 냈다. 이번 회의는 유엔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인 독일의 요청으로 소집됐고 벨기에, 폴란드, 에스토니아가 동참해 한 목소리를 냈다.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럽 6개국은 북한의 실질적 조치, 북·미 협상의 재개, 충실한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서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 유엔 대사는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 속에 안보리 소집을 요청했다"면서 "도발 행위를 규탄하는 우리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는 명백하게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에르 대사는 "안보리가 제재 결의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엄격하게 이행돼야 한다"면서 북한에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것과 함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구체적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일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SLBM을 발사하며 한·미 군 당국을 긴장시켰다. SLBM은 3대 핵전력 중 하나로 분류되는 무기체계로 그동안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격이 다른 위협 요소로 평가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영·프·독 3국이 SLBM 발사 관련 안보리 비공개 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위험스러운 시도이며 국가의 자위적 조치를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 좌시하지 않겠다"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9일(한국시간) 외교부를 통해 유럽 6개국의 공동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면서도, 북한의 고도화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보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 8일 안보리 비공개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관련 논의가 있었고 이후 EU 6개국이 공동입장을 표명한 바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를 두고는 "안보리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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