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유린 핵심 가해자를 미화...美언론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어”

미국 상원의원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일부 언론들을 강력 비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3일 전했다. VOA는 “일부 미 언론들이 북한인권 유린의 핵심 가해자를 미화함으로써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통을 줬다”고 지적했다.

VOA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즈의 ‘김정은의 여동생이 말 한마디 없이 반짝이는 웃음만으로 외교에서 펜스 부통령을 앞섰다’는 제목의 기사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드너 의원이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언급하며 “유력 신문사가 살인적인 독재정권의 유혹과 선전에 이렇게 취약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현재 북한에는 10만 명이 노예로 갇혀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김여정에 대해 긍정적인 보도를 한 일부 미국 언론을 강력 비판했다고 VOA는 밝혔다.

VOA에 따르면 그레이엄 의원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여정의 사진 두 장을 올렸다. 이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권유를 우려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구에서 가장 악독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런 정권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가 나올 가능성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김정은은 자신의 여동생에 대한 세계 언론들의 보도에 대단히 기뻐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언론 보도는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김여정의 일상은 북한주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며 북한주민들은 김 씨 정권 유지를 위한 폭력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굶주리고 고문과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김여정은 이런 정권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김여정과 김 씨 정권을 ‘폭군 가족’ 혹은 ‘살인자’보다 나은 호칭으로 부르는 것은 국제사회는 물론 김 씨 정권 아래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엄청난 몹쓸 짓’에 해당된다”고 말했다고 VOA는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펜스 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6일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전 세계는 ‘김정은이 누구인지 잊지 않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VOA는 또한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ABC, CNN, NBC의 북한응원단과 김여정에 대한 보도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 언론들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김여정을 냉소적으로 비판한 전 폭스뉴스 진행자 에릭 볼링의 트위터에 공감을 표시했다. 볼링은 “만약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억압하며 독재자인 자신의 형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죽이는 철인 3종 경기가 평창올림픽에 있었다면 김정은의 여동생은 금메달 획득이 유력할 것”이라고 적었다고 VOA는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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