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열세를 보였던 좌파세력에게는 보수세력을 무너뜨리기 위한 우군이 필요했다. 그것이 북한이 아닐까"

출판사 '글마당'이 이상철(李相哲)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사회학부 교수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출간한 '북조선이 만든 한국대통령'을 번역 출판했다. 이상철 교수는 일본 주요 매체에서 환영받는 논객으로 한일관계와 북한문제에 있어 전문가급 인물로 알려졌다. 책의 제목을 저자가 아닌 출판사의 일본인 편집자가 붙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저자는 책을 일독한 사람이라면 "북한이 만들었다니 웬 말이냐?"에서 "과연 그렇구나"라며 무릎을 치게 된다고 설명한다.

책의 서장은 좌파에게 점령당한 한국 언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박근혜 정권이 적폐라 매도당하며 문재인 정권에게 권력을 빼앗기는 과정을 기록했다. 멀리서 본 관점에서 한국 언론은 노조가 본격적으로 언론사 점령을 시작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부터 편향되기 시작했다. 언론사 내에서 세력화를 이룬 이들 노조집단은 지난 탄핵정국 당시 대국민선동에 사활을 걸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저자는 일본에서 바라본 당시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에 대해 충격을 나타냈다. 그는 "정치인 정동영은 한국판 라스푸틴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언론은 박근혜가 국정 운영의 무엇을 잘못했고,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검증하지 않고 여성 대통령의 알려지지 않은 은밀한 사생활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 저자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센세이셔널한 보도가 24시간 계속 되며 대중의 공분을 일으킨 결과 박근혜 정권이 몰락했다고 설명한다. 집요한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음모론적 보도는 대표적 사례다.

다음으로 이 책은 문재인 정부가 국내정치, 외교, 민생 등을 제치고 늘 최상위 목표로 삼는 남북회담에 관한 시각을 담고 있다. 저자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인사들이 북한 주체사상에 젖어든 인물임을 강조한다. 그는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의 아시아 전문가 타라 오의 관점에 동의하면서 현 정권 인사들이 주체사상으로부터 전향했다거나 과거 활동에 대한 고백이 없다고 우려한다.

저자는 북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과 행적들을 보면 공산주의자, 특히 김일성주의자에 가깝다고 얘기한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발언들이 김일성주의자의 어록이라는 점, 그리고 누차 드러낸 그의 역사관이 해방정국 당시 먼저 단독정부를 이북에 세운 북한정권에 우호적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승만을 역사에서 지워버린 채 김구를 칭송하고, 북한 김씨 일가와 세습에 대해 침묵한다. 국군 통수권자로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도 못한다. 저자는 문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북미관계로 보고, 한국 입장보다 북한 입장만을 미국에 관철시키려 애쓰는 모습에 차가운 시선을 던진다.

이책은 모든 것에서 북한을 앞세우는 문재인 정권을 차분히 복기해보는 책이다.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떻게 몰락했고, 정권을 잡고난 이후에도 문 대통령과 측근들이 '적폐'를 입에 달고 살아야 했던 배경이 무엇인가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다음 언급을 소개한다.

"그동안 열세를 보였던 좌파세력에게는 보수세력을 무너뜨리기 위한 우군이 필요했다. 그것이 북한이 아닐까"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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