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조카 서씨가 버닝썬 최초 고발자 김상교를 폭행했다는 루머 확산시켜
김상교에게도 직접 찾아가 위증해 달라고 거듭 도움 요청

김상교씨가 19일 오전 명예훼손 사건의 피고소인 신분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상교씨가 19일 오전 명예훼손 사건의 피고소인 신분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좌파단체 인사들이 ‘버닝썬 사건’을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키우려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2일 조선일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들은 버닝썬 사건의 최초 고발자 김상교(28)씨를 찾아가 협박과 회유를 일삼으며 이 같은 설계에 착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버닝썬 사태가 심화된 지난 3월부터 최서원(최순실)씨 조카 서모씨가 김씨를 클럽 버닝썬에서 최초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애초에 근거 없는 루머였지만 이는 빨랫줄처럼 사회 각계에 뻗어나갔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월 22일 대(對)정부질문에서 최씨 조카가 김씨를 폭행했다고 직접 언급하며, YG기획사와 박근혜 정권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의혹은 빠르게 사그라졌다. 명확한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김씨가 조선일보 인터뷰에 응하면서 이같은 의혹이 좌파 인사들의 정치적 공작으로 설계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씨는 조선일보를 통해 “3월 23일 좌파성향 인터넷매체 기자로부터 민주당 B의원을 소개받았다”면서 “이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B의원과 시민단체 인사를 만났는데, 그때 그들은 버닝썬과 최순실을 엮어 ‘제2의 국정농단 사태’로 이슈를 키워야 한다고 내게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김씨에게 서씨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최초 폭행자가 맞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내부고발자 모임’이라는 곳으로 초청돼 윤규근 경찰총경과 친밀한 사이인 뮤지컬 제작사 A대표를 만났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윤총경과 버닝썬 운영자 승리(이승현·29),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간 유착 의혹이 더는 회자되지 않도록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이후에도 김씨는 ‘설계’에 참여한 좌파단체 인사들과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1~2주에 한 번씩 만났다. 이들은 김씨를 설계를 추진할 핵심 인사로 삼아, ‘제2의 국정농단’ 사태를 키워야 한다고 계속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김씨는 문재인 정권의 실세라 꼽히는 신부 한 명도 만났다. 신부는 5·18 광주 민주화 사태 당시 현장에서 활동해 임종석을 포함한 청와대 사람들과 연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신부를 통해 김씨는 ‘비밀 모임’에 초대됐는데 거기서도 “버닝썬은 제2의 국정농단으로 가야 한다. 그 끝이 최순실”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가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좌파 인사들의 ‘제2의 국정농단’ 설계는 중간에 무너졌다. 김씨에 의하면 당초 무리한 설계였다. 집단 위증으로 의혹이 확산되자 서씨가 김씨를 상대로 소송했는데, 김씨는 애초에 서씨를 폭행자로 지목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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