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총선 앞두고 김정은 깜짝 방한 가능성 있다”
신범철 “미북 비핵화 협상 타결돼 제재완화 담보돼야 한국에 올 것”
조한범 “한국 정부의 일반적인 시나리오일 뿐”

김정은이 지난 6일 열린 제14차 전국교원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인사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6일 열린 북한의 제14차 전국교원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인사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김정은의 11월 방한설을 언급한 것과 관련,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깜짝 한국 방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히는가 하면, 다른 전문가들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평가절하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26일 펜앤드마이크(PenN)와의 전화통화에서 “총선을 앞둔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의 방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으로서도 친북성향의 문재인 정부를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그러나 김정은의 방한은 북한 비핵화라는 핵심이 빠진 ‘평화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창위 서울시립대 교수는 PenN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 완화 돌파구를 뚫어 북한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김정은이 한국 방문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타결돼 제재가 완화되는 경제적 보상이 담보돼야 한국에 올 것으로 본다”며 “11월 25일 이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미북협상이 성공해야 대북제재가 완화되고 남북 간 경제협력 기회도 생긴다.  김정은이 11월에 답방하려면 적어도 10월 초에는 미북 실무협상이 타결되고, 11월 초에는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나리오는 일정이 상당히 촉박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조성렬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VOA에 “김정은의 한국 답방은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성공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미북 정상회담에서 윤곽이 나와야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미북 관계가 타개되지 않고 남북 정상이 먼저 만날 일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방한 조건으로 제재 완화보다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한범 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정원이 밝힌 ‘김정은 방한설’은 미북협상에 동력을 제공하려는 한국 정부의 일반적인 시나리오일 뿐 사실상 지금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비밀 동선’을 중요시하는 김정은이 예상 시나리오대로 움직일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연구원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가시화한 김정은이 국정원의 언급처럼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김정은은 늘 미북 협상 이전 혹은 이후에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김정은은 중국 방문을 통해 북중 간 우이를 다지는 모습을 미국 등 국제사회에 과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행보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과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김정은에게 내부 결속용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김정은 방한설’을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VOA에 “북한과 관련한 이벤트에 김정은이 한국에 오는 것만 한 것이 없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것(김정은 방한설)이 국내 정치와 맞물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문 정부가) 유혹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내려오면 환영 일색이다’ ‘인기 폭발이다’하는 보고서를 보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자회담에 흥미가 없는 김정은이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4일 김정은이 오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은의 답방 가능성을 묻는 정보위원들의 질문에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 상황에 따라 부산에 우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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