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 "韓美회담에선 국익 못챙기고, 유엔 연설장엔 北 대변하려 섰는지" 혹평
北 최선희 담화 이후 訪美주체 李 총리→文대통령 급히 바뀐 정황 연계하며 질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9월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9월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유엔총회 일정 관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총리가 참석하려 했던 일정을 바꿔가며 대통령이 미국까지 간 이유가 뭔지 궁금할 정도"라고 따져 물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유엔총회 연설을 두고 "대한민국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내 정치용, 총선용 답방쇼에 매달릴 게 아니라 올바른 대북정책으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황 대표는 "미국산 무기 구매, LNG 추가 도입 등 미국에 선물을 안겨주고도 필요한 국익은 챙기지 못했다"며 "하나마나한 얘기로 한미정상회담은 사실상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진행한 취재진과의 질의 응답에 대해 "단 하나도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끄럽고 창피한 국민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내용에 관해선 "'9.19 군사합의 이후 단 한건의 (북한에 의한 합의) 위반도 없었다'는 발언은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유엔총회 연설장에 선거냐, 아니면 북한을 대변하고 변명하기 위해 그 자리에 선 거냐"고 혹평했다.

한편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보도에서 문 대통령의 22일 출국 환송행사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하버드대 강연을 급히 취소하고 참석한 배경을 전하며 "정 실장이 하버드대 강연을 갑자기 취소한 것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이 급하게 결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발표한 것은 출국 열흘 전(13일)이고, 정 실장은 23일 오후(미 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세미나 기조연설을 보름 전쯤 취소 통보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신문은 당시 여권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유엔 총회는 당초 이낙연 총리가 참석하는 방향으로 준비돼왔는데, 지난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9월 말 미국과 협상 재개'를 전격 제안하면서 문 대통령 직접 참석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정상일정이 보름 전쯤부터야 계획된 셈인데, 북한 비핵화와 주요현안 관련 방미 정상외교의 성과가 드러나지 않자 황 대표가 이날 방미 주체 변경의 명분을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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