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주의가 북한 변혁 촉진...김씨 왕조 몰락 얼마 남지 않아”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
“트럼프와 만남 덕에 김정은은 대북 군사적 공격 가능성 제거, 추가 대북 제재 중단시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지(Time)와의 인터뷰에서 “자본주의 문화의 유입과 점점 더 증가되는 물질에 대한 욕망이 어느 날 북한의 김씨 왕조에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개혁을 수행하거나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는 것 같다”며 “변화는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마지막 변화는 김씨 왕조의 몰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016년 그의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탈출했다. 북한 외교관으로 런던에서 보낸 지난 10년 동안, 그는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북한에 부정적인 언론보도에 대항하는 임무를 주로 맡아왔다. 그는 김정은의 통치에 환멸을 느꼈으며, 평양으로 소환되기 직전에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북 후에는 북한정권에 대한 분석과 통찰을 전하면서 대북제재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미국과 비핵화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새로운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외교적 대화를 지속하는 동안에도 무력도발을 강행해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도발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은 북한의 오래된 정책”이라며 “북한이 이런 식으로 행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컨트롤을 원한다. 그들은 상대방에 의해 컨트롤당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에 대한 희망으로 김정은을 비롯해 적대적인 지도자들과 친밀함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김정은을 3번 만났지만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다”면서 “김정은은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북한을 향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제거했으며 추가 대북 제재를 중단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덕분에 사실상 김정은은 그의 적법성과 북한에 대한 완벽한 통치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북한의 협상 후 북한 비핵화에는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며 “북한이 핵물질을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으며, 심지어 올해 북한은 9차례 이상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을 선보였으며, 사실상 북한의 핵 능력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 분위기 속에서 더욱 발전했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월 하노이에서 김정은은 그의 모든 핵 생산 시설을 폐기하기 않겠다는 것을 매우 분명히 했다”며 “그는 비핵화 과정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증명된다면 미국은 추가적인 대북 경제제재를 증가시키기 위해 매우 단호한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갖는 것”이라며 “김정은은 이것이 시간을 버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김정은은 자신의 지위를 거의 이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북한주민들을 향해서는 자신이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매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한 첫 번째 국가”라며 “이 지구상의 어떠한 핵무기 보유국도 특정 국가의 안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도록 허용한다면 나는 많은 나라들이 이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핵 이슈는 단지 북한에 대한 것이 아니며 이는 전 세계의 비확산 목표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선전선동을 보면 모든 것이 잘 작동하고 있으며 북한의 매우 번성한 나라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북한체제는 사회주의 해골로 일컬어진다”며 “뼈대는 사회주의 구조나 육(肉)은 이미 자본주의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선 매년 장마당과 암시장이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노동신문은 북한은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공격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만약 북한의 젊은 세대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다면 체제 붕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 내 변혁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없다”며 “소련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과거를 회상해볼 때 고르바초프와 같은 제3세대가 정권을 잡고 개혁개방을 시작하자 군부나 보위부가 이를 저지할 수 없었다. 홍콩의 시위대도 3세대다. 이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이지만 사실상 세대 간 충돌”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김정은은 30대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60대 후반, 70대, 80대며, 권력은 여전히 무자비한 이들 2세대의 손에 있다”며 “10~20년 후 3세대가 권력을 잡았을 때는 북한주민들도 거리로 나올 수 있을 만큼 용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의 개혁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것은 김씨 집안의 가족 사업”이라며 “그들은 자신의 왕조가 지속되기를 원한다. 따라서 나는 북한의 마지막 변화는 김씨 왕조의 몰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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