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美, 올 상반기에만 유조선 21척 직접 北입항...이 中 5척은 여전히 운행 중”

일본 외무성이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의심 행위를 적발했다며 지난 6월 공개한 사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유조선 '안산 1호'와 국적을 알수 없는 소형 선박 1척이 나란히 접근해 있다.
일본 외무성이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의심 행위를 적발했다며 지난 6월 공개한 사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유조선 '안산 1호'와 국적을 알수 없는 소형 선박 1척이 나란히 접근해 있다.

북한에 불법으로 정제유를 공급한 선박 중 일부가 지금도 여전히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 달간 총 21척의 유조선이 70차례 북한에 직접 입항해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소 약 40만 배럴에서 최대 100만 배럴의 정제유가 북한에 불법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규정한 북한의 연간 수입 한도 50만 배럴의 2배가 넘는 수치다.

VOA는 선박추적 시스템인 마린트래픽을 통해 AIS 신호를 확인한 결과 북한에 불법으로 정제유를 운송한 선박 21척 가운데 5척의 움직임이 최근까지 포착됐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까지 운항한 선박은 북한의 ‘검은산호’다.

VOA에 따르면 검은산호는 지난 16일 북한 청진항을 출항, 다음날 함흥시 가진로동자구 선착장 인근 해역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포착됐다.

검은산 3호는 지난 12일 청진항을 출항, 일본 오키노시마 섬 인근까지 남하한 뒤 14일 일본 쓰시마섬 남단 해역을 지나 15일 중국 상하이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는 신호가 잡혔다.

삼정2호는 지난 11일 일본 쓰시마섬 남단 해역에서 움직임이 확인됐다. 이 배는 AIS가 꺼져 있어 출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에 AIS 움직임이 포착된 선박은 안산 1호와 비에틴 1호다. 안산1호는 지난달 18일, 제주 표선항 남동쪽 약 120km 해상에서 신호가 포착된 뒤 동해를 따라 북상, 같은 달 22일 청진항에 입항했다. 비에틴 1호는 지난 3월 중국 쉬다오 항을 출항. 남하한 뒤 8월 18일 현재 싱가포르항에 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 1호와 비에틴 1호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외무성과 유엔 등이 북한과의 불법 환적에 여러 차례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지적한 선박들이다.

2013년부터 5년 동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해상 전문가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VOA에 “이는 경제 운영을 위해 연료를 얻는 주요한 수단”이라며 “선박 대 선박 간 환적은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된 북한의 연간 수입 한도를 피하기 위한 훌륭한 방법”이라고 했다.

와츠 전 위원은 “북한과의 불법 환적에 연루된 선박들을 단속하기 위한 핵심은 국제 공조”라면서 “각국이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하며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