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들은 매우 부유하면서 무역에서 이익...그러나 앞으로 돈 내야 한다”
“방위비 협상 결렬되면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가능” 전문가들 경고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기구가 개최한 보수당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폭스뉴스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기구가 개최한 보수당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폭스뉴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우리가 보호해주는 우리의 친구이자 우리의 동맹국들이 다른 나라들보다 미국을 더 나쁘게 대우한다”며 “그들은 매우 부유하면서도 우리에게 돈을 거의 지불하지 않으며 무역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돈을 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 나토(NATO) 국가들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볼티모어 메릴랜드에서 비영리 기구인 ‘의회 기관(Congressional Institute)’가 개최한 만찬 연설에서 “우리는 매우 부유하고 우리를 전혀 도와주지 않는 나라들을 방위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거의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친구이자 우리의 동맹국인 이러한 나라들은 때때로 우리의 동맹국들은 우리를 다른 국가들보다 더 나쁘게 대우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우리 미국은 당신네 나라들을 보호해주고 있다. 당신들은 부자고 우리를 도와야만 한다. 돈을 좀 내야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들 국가들은 ‘싫어요, 싫어요’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아닙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왕이시여 당신은 돈을 내셔야 합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대통령님’ ‘총리님, 돈을 내셔야 합니다. 돈을 내셔야 합니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그들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이런 것을 요구하지 않았는데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제가 다른 사람과 다른 것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이것을 요구할 겁니다’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왜 우리가 당신들은 무료로 보호해줘야 하나요?’ 또는 ‘왜 우리가 당신들은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보호해주고 있지요? 이들 국가들은 수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무역에서 이득을 보고 있는데?’라고 말한다”며 “미국은 무역에서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보호해주기 위해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이들에게 ‘내게 말해보시오, 대통령님, 총리님, 왕 또는 여왕시여, 왜 우리가 당신네 국가들을 보호해주고 있는데도 당신들은 무역에서 우리에게 이익을 보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한다. 그러면 그들은 ‘그러나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는데요’라고 대답한다. 나는 ‘이유를 말해보시오’라고 거듭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대답하지 못한다. 나는 말한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돈을 내야 합니다. 이것은 진실이다. 이제는 결코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나토(NATO) 국가들의 최소 국방 지출을 현 GDP 대비 2.0%에서 4.0%로 증가할 것을 요구하며 새로운 보복 관세를 적용하거나 준비 중이다. 일본에는 50~75% 인상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2018년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8.2% 인상된 방위비 분담금(약 9억 2400만 달러, 1조 389억 원)에 합의했다. 2018년 이전까지 한국은 주한미군의 임금을 제외한 총 주둔비의 50%(매년 8억 달러 이상)를 지불해 왔다. 의회조사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이전의 두 배에 해당하는 비용, 즉 인건비를 제외한 총 주한미군 주둔비의 100%를 한국이 지불하기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주둔비용의 100%에 50~75%의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 경우 한국이 지불해야 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3.116조~4.861조원에 달한다.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미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주한미군 감축이나 완전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필요하지 않다’ '한국이 미국이 제공하는 방위력에 충분한 대가를 내고 있지 않다'는 견해를 지속적으로 밝힘에 따라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