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담...'조국 사수'와 '『반일종족주의』 비난'에 열올려
유시민 "조국에겐 의혹만 있지, 범죄 사실 없다"...대학가 촛불집회도 힐난
조정래 "조국만한 인물 없다"...노무현과 노회찬 거론하며 진영논리 한껏 자극
유시민 "지식인이 법정으로 문제를 가져가나"...『반일종족주의』 저자 조롱
조정래 "황당무계한 소리인지 보려고 책 구매하는 게 99%"
29일 조정래, 반민특위 부활과 민족반역자 처단 위한 특별법 제정 주장
"이스라엘은 지금도 잡아다 처단, 사형시킨다" 극단적 발언해
시민들, 조정래 작품 가리켜 '천박한 야설', '아리랑편의 진실 말하라' 등 비판

지난 31일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정래 작가가 만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한껏 추켜세움과 동시에 『반일종족주의』 저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작가는 29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반민특위를 부활시켜 민족반역자들을 시효없이 처벌해야한다는 발언까지 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3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에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조정래 작가와 대담했다. 경남 김해시는 가로등 업체인 '웰스씨앤티'가 전국 최대로 매출을 올린 지자체다. '웰스씨앤티'는 ‘조국 사모펀드’로 불리는 코링크PE의 ‘블루코어 1호’ 펀드가 투자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회사로, 최근 검찰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유 이사장과 조 작가는 조 후보자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법무부 장관감이라며 적극 옹호했다. 유 이사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확인 과정에서 온갖 억측과 짐작, 추측, 희망사항을 결합해 '절대 부적격', '위선자', '이중인격자', '피의자'라고 하는 것은 다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이 '조국의 위선'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쓰려면 먼저 팩트를 제시하고 어떤 추론을 거쳐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그런 과정 하나 없이 '천박하다', '위선자다'라고 단죄해놓고 '조국 편드는 놈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고 진영논리'라는 건 횡포이자 반지성주의, 선동”이라고 역으로 진영논리를 활용했다.

유 이사장의 화살은 주말까지 계속되고 있는 대학가의 촛불시위로 향했다. 그는 “대학생들도 생각해봐야 한다. 촛불을 들었다고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며 “내 판단이 어떤 사실에 의거하고 있는가 합리적 추론을 해 결론을 내리고 확신이 있다면 '좌고우면' 말고 촛불이든 뭐든 다 하라”고 비난했다.

조 작가도 연신 유 이사장의 발언마다 거들며 “조국은 문제 많고 탈 많은 '조국'을 위해 반드시 법무부 장관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만한 인물과 정직, 맷집 가진 사람이 없다. 그런 인물 하나를 만들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많은 노력을 하고 투자했는데, 못된 놈들이 뭉쳐 살해한 게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라며 역시 진영논리로 일관했다.

조 작가는 『반일종족주의』와 해당 저자들에 대한 비난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그 책이 10만권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것에 호응하는 건 바보”라면서 “얼마나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엉터리 소리를 했는지 보고 비판하려 산 것이 99%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조 후보자가 '구역질나는 책'이라고 말했다고 고소했더라. 지식을 다루는 자는 법정으로 그 문제를 가져가지 않는다”라며 맞장구를 쳤다. 유 이사장은 “이영훈은 자칭 지식인 아니냐. 지식인과 학자는 논리와 사실로 다퉈야 한다”라는 조롱성 비난을 하기도 했다.

지난 29일 조 작가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이 낸 『반일종족주의』를 가리켜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민족반역자 친일부역자를 처단한 역사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이따위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만약에 이스라엘에서 히틀러를 찬양하거나 그 행위를 편드는 학자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나? 이스라엘은 지금도 그 범법자들을 잡아다 처단한다. 사형시킨다”라는 극단적 발언을 했다.

조 작가는 “반민족행위 처단법이 있어야만 이들이 이런 행위를 못한다. 지금이라도 반민특위를 부활시키고 민족 반역자들을 처단하는 법을 특별법정을 만들어서 10년이고 20년이고 남아프리카에서 했듯이, 이스라엘에서 했듯이 계속해야 하고 독일이 하는 것처럼 계속해야 한다”라며 반민특위 부활과 민족반역자 처단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주장했다.

그러나 조 작가는 『반일종족주의』 저자들이 자신의 소설 『아리랑』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에 대해선 별다른 반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최선을 다해서 논리적으로 증거를 가지고 썼는데 황당한 소리를 하니까 너무 말이 안 되는 소리고 해서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에 대한 여론의 비난만큼이나 조 작가의 극언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매서웠다. 일각에선 “한 시대를 송두리째 천박한 야설로 그려낸 자로서, 그 기망과 날조가 만천하에 드러나거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터”라며 조 작가를 비판했다. 두 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시민 A씨는 “『반일종족주의』에 나온 아리랑편의 진실을 조정래에게 요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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