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하고 미국과 협상 다시 시작해야”
영·프·독, 유엔 안보리 비공개 회의서 “北,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

미국 정부가 북한에 잇따른 무기 시험발사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약속 위반’이 아니며라 김정은에게 공개적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영국, 프랑스, 독일은 유엔 안보리에 긴급회의를 요청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27일(현지시간) 북한의 계속되는 신형 무기 시험발사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을 묻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또 이 관계자는 북한에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미국과 협상을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라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김정은이 약속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아니냐’는 기자들의 지적에 “그(김정은)와 논의했던 것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이었고, 그는 장거리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은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했다”며 “이는 일반적인 미사일들이고, 그(김정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미사일들을 실험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당시 곁에 앉아 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앞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일본 입장에서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미일 사이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견(異見)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두둔’과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한 것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맞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같은 날(27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 세 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3개국은 이날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를 ‘기타 안건’으로 다룰 것을 요청해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뒤 이같이 밝혔다.

위르겐 슐츠 유엔주재 독일 부대사는 “우리는 그러한 반복되는 발사를 지속적으로 규탄한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슐츠 부대사는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즉 CVID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합의했듯이 미국과 의미있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한 3개국은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슐츠 부대사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기까지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완전하고도 엄격하게 유지·집행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가 대북결의를 지지하는 데 있어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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