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힘내세요", 27일 오후 3시경부터 집중적으로 SNS에 띄워...당일 '여론조작' 기획돼
조작 담당자들 과거엔 '이니으니라떼'도 광고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론조작을 저지른 네티즌의 27일 글(좌)와 지난해 글(우). (사진 = 인스타그램 이미지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서도 여론조작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후보자는 27일 단행된 검찰 압수수색 등 수사를 개의치 않는 듯 “끝까지 청문회 준비를 성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강성 친문(親文) 성향 지지자들도 “조국 힘내세요”를 주요 포털 검색어로 띄우고 나섰다. 여론조작을 기획한 친문 네티즌은 ‘이니으니 라떼(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그려진 라떼)’를 홍보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을 요구하는 여론조작은 기획부터 실행까지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오후부터 일부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클리앙, 맘카페 등)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비롯한 SNS에 “오후 3시 네이버 다음 검색어에 ‘조국 힘내세요’ 검색 부탁드립니다”라며 “이번에 꼭 지켜드려야 해요.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돌고 있다. 이는 여타 좌파 성향 커뮤니티에 급속히 퍼졌고, “검색어 상위 유지하게 힘내자” “토착왜구로부터 꼭 지켜드리자”는 내용의 응원도 뒤따랐다. 이같은 조작에 반발하는 “조국사퇴하세요“ 검색어 올리기 등 운동이 우파진영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검색어 대립은 하루가 지난 28일 오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여론조작을 사실상 기획한 네티즌의 아이디는 ‘***613’으로 알려졌다. ‘613’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이 2000년 만난 날을 기념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이 네티즌은, 과거 게시물 등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맹신을 여러 차례 드러내왔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비판여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는 점을 홍보하거나 자진해 신고를 받겠다고 하고, 지난해 5월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모습이 담긴 ‘이니으니 라떼’를 전라북도 전주 한 카페에서 팔고 있다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여론조작이 벌어진 27일 주요 포털 상황. (사진 = 네이버, 다음 페이지 캡처)

조 후보자 장관행에 대한 여론조작이 지적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는 ‘여론 하수구’ 등 지적을 받아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여론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 법무부 장관행에 대해서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부정적 응답이 우세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임용을 요구하는 청원은 27일 오후 5시 현재까지 45만4696건, 임용을 반대하는 청원엔 절반 수준인 26만3970건의 동의가 쌓여있다. 청와대 청원은 가짜 계정을 만드는 등의 ‘조작’을 통해 무기명 허위 투표, 중복 투표 등이 가능하다.

27일부터 시작된 이 조작은 하루가 지난 28일에도 이어지는 추세다. 다만 여론조작을 보도한 포털 뉴스 등엔 비판적 여론이 우세하다. 조 후보자 일가의 전방위적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댓글이나, 조 후보자 본인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것을 규탄하는 댓글 등이 공감 수 상위에 올라 있다. 이날 오후 5시경부터는 "조국사퇴하세요" 검색어도 상위에 올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조 후보자 일가 의혹이 나온 학교들과 사모펀드 사무실, 웅동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검찰 개혁 줄다리기’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청문회에서의 답변 회피를 위한 ‘임명 강행 각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내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간 진행된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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