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홍콩 시위대 폄훼하는 '親中여론전'계정 20만개 적발-삭제

홍콩 SCMP가 공개한 경찰의 병원 입원시민 구타 영상 [SCMP캡처]
홍콩 SCMP가 공개한 경찰의 병원 입원시민 구타 영상 [SCMP캡처]

지난 18일, 11주 연속 진행된 ‘범죄인 중국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70여만명이 참여한 비폭력 시위로 마무리된 가운데, 한 병원에서 홍콩 경찰이 시민을 구타하는 장면이 담긴 CCTV영상(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홍콩의 한 병원 입원실 CCTV에 홍콩 경찰 2명이 62세 남성을 구타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다만 이 시민이 시위대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경찰에 의해 진압봉으로 찔리고, 따귀를 맞고, 손전등으로 얼굴을 비추이는 등 몇 분간 비인격적인 가혹행위를 당했다. 경찰은 심지어 이 남성의 생식기를 때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날 홍콩 입법회 야당인 민주당의 람척팅 의원이 이 남성의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개한 CCTV를 통해 공개됐다. 홍콩 경찰은 이 남성이 체포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당초 전날인 11일까지 사흘 기간으로 예정됐던 홍콩국제공항 시위가 경찰의 ‘2m 앞 조준사격’에 의해 여성 시위자의 오른쪽 눈이 실명되며 걷잡을 수 없이 연장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병원 폭행 영상도 홍콩 시위에 적잖은 영향을 가지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측 주장에 따르면 경찰이 즉각 병원 CCTV를 확보해 폭력 행위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남성의 가족이 제기한 민원에 공식 조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홍콩 경찰 측은 영상에 등장하는 2명의 경찰이 가혹 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체포했다. 또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업무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경찰이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도 사건을 은폐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20일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현지인 직원이 중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종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온라인매체 ‘홍콩01’에 따르면 사이먼 정(28)은 지난 8일 업무를 위해 중국 선전에 갔다가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긴 것을 여자친구가 밝혔다.

그녀는 사이먼 정이 홍콩과 경계를 통과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낸 뒤 연락이 닿지 않는 점에 미뤄 홍콩 내에 있는 고속철 역인 웨스트카오룽 역에서 중국 공안에 억류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의 홍콩 시위 진압을 두고 영국이 "일국양제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며 비판한 것이 이번 실종과 관련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사이먼 정의 실종 보도에 대해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홍콩 사태는 국제 SNS무대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트위터가 홍콩 시위대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등 중국 정부의 선전전(戰)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 약 20만개를 적발·삭제해 그 중 936개를 공개했다.

이는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이 중국 정부 주도의 온라인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첫 움직임이다. 트위터는 19일 자체 블로그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조작된 사실을 유포하는 중국 계정 20만개를 삭제해 그 중 936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페이스북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활동하는 5개의 가짜 계정과 7개의 페이스북 페이지, 3개의 그룹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트위터측은 "적발된 계정들은 고의로 홍콩 시위대의 정치적 위치와 합법성을 위협하고 정치적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진 계정"이라며 "내부적으로 집중적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셜미디어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활동이 중국 정부에 의해 조직된 일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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