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이라며 보수분열 진단하는가 하면 YTN은 김문수가 김무성・박근혜에 "저주받을 것" 뉘앙스로 보도
김문수, 회의 당시에도 언론 비판 내놔..."대부분 언론들, 광복절 집회 문재인 하야 요구 보도 안 해"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국내 언론들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천 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일침을 가했던 김문수 전 경기 지사의 발언을 또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갈길 먼 보수”라며 분열을 조장하는 뉘앙스로 쓰인 제목도 있었고, 아예 “김문수 ‘김무성, 박근혜 저주받을 것'” 등으로 김 전 지사가 김무성 의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 둘 모두를 저주했다고 해석 가능하도록 보도한 곳도 있었다.

국내 다수 언론들은 20일, 김 전 지사가 같은날 김무성 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찾기’ 주제 발표에서 ‘보수 통합’을 놓고 김무성 의원에 쓴 소리를 한 내용을 두고 “통합하자 불렀더니 상대방에 ‘저주’...갈 길 먼 보수(더팩트)” “”김문수, 보수통합 논의 자리서 “박근혜의 저주(JTBC)” “김문수 ‘김무성, 박근혜 저주받을 것...문재인 총살감’ 막말(YTN)” “김문수 ‘박근혜 저주 받을 것’vs김무성 ‘연사 잘못 선택’(채널A)” 등으로 보도했다.

김 전 지사 발언을 보도한 언론들 모습. (사진 = 네이버 기사 검색 화면 캡처)

우파 자유시민들은 언론들이 김 전 지사의 발언 취지와 대상 등을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보수 분열’을 거론하며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의원들 간 갈등만 보도했지만, 김 전 지사가 건론한 보수 통합의 출발점(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YTN이 보도한 제목(김문수 ‘김무성, 박근혜 저주받을 것...문재인 총살감’ 막말)대로라면, 김 전 지사가 김 의원과 박 전 대통령에게 “저주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식의 이해도 가능하다.

이는 김 전 지사가 같은날 회의에서 내놨던 언론 비판과도 일치한다. 당시 김 전 지사는 “(오늘 내가 비박계 의원들 행보를 비판하면) 언론들은 색깔논쟁 하면 안 된다면서 나를 극우라고 쓸 거다. 매일 핵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북한을 위에 두고 그런 소리를 한다. 빨갱이들이 하는 짓”이라며 “현재 대한민국 언론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이 어딨나? 지난 광복절 집회에 문재인 하야하라고 많은 시민이 나왔고, 지금까지 35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대부분 언론들이 하나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언론들이) 쓴다는 건 황교안이 문재인 연설 때 박수를 치지 않았다는 그런 논란들 뿐이다.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라고도 덧붙였다.

국내 언론 왜곡과 달리, 김 전 지사는 21일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과의 대담 방송에서도 “(보수 통합 문제는) 여의도 안에서는 희망이 없다. 재야와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김 의원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원죄’를 씻으려면 석방 투쟁 운동 하다 잡혀가던지, 문재인 퇴진 운동하다 잡혀가던지 피를 흘려 희생해야 한다. 그 외에는 길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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