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이 16일 새벽 미사일 발사했지만...'연차휴가' 강행하며 모친 찾아봬
靑 "여름휴가中 어머니 뵈러갈 계획 있었는데 휴가 취소되면서 가지 못해...이번 계기에 뵐 계획 갖고 양산 간 것"
동아일보 보도 따르면 韓美정보당국, 北도발 하루 전 정황 포착...文대통령은 이를 알고도 연차휴가?
민영삼, 文대통령 행동에 분노 표출..."北이 미사일 쏜 줄 알고도 휴가 갔나? 이건 탄핵감"

문재인 대통령(左), 퍼스트 도그 풍산개 마루.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퍼스트 도그 풍산개 마루.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하루 연차 휴가를 내고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 기간에 부산 영도에 사는 모친 강한옥 여사도 찾아뵀다.

문제는 이날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인지한 후 곧바로 청와대로 복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어야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문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9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했다. 청와대는 "발사 직후부터 문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다"며 "NSC 상임위 이후에도 결과와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문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엔 "원래 여름 휴가 중에 어머니를 뵈러갈 계획이 있었는데 휴가가 취소되면서 가지 못했다"며 "이번 계기에 어머니를 뵐 계획을 갖고 연차를 내고 양산으로 가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의 연차 휴가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부터 2박3일간 김정숙 여사, 손자 등과 제주도의 지인 집에 머무르며 한치물회·갈치조림 등을 먹고 사실상 '휴가'를 즐긴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제주도 일정을 하루 줄여 모친을 찾아뵀다면 '국가적 위기' 상황에 자리를 비우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차 휴가가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19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하루 전인 15일 오전에 강원 통천 지역에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움직임을 이미 포착했던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은 군 수뇌부를 거쳐 청와대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과의) '평화경제'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한 것이고, 연차 휴가 사용도 강행한 것이 된다.

문 대통령의 이런 '안이한' 행동은 북한에 한없이 관대했던 문 정권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연속된 미사일 도발과 함께 문재인 정권을 향해 '막말'을 퍼붓고 있지만 문 정권은 그 의미를 축소하기에 급급하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의 전날(15일) '평화경제'에 중점을 맞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웃을)할 노릇"이라고 조소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 문 대통령을 향해선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의문"이라며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힐난했다. 또 "아래 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이런 '막말'에도 제대로 맞대응하지 않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조평통 담화는 보다 성숙한 남북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만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며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한 술 더 떠 "조평통 성명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고 노동신문을 비롯한 대내 매체에는 게재하지 않음으로써 일정 정도 수위를 조절한 것은 다행"이라고 애써 자위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평통) 수석부의장에 내정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핵화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역대급 궤변'을 남기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문 대통령을 비롯, 정권 주요 인사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도발'이라는 인식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아울러 북한의 '막말' 역시 소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선 언제까지나 참아줘야 하는 것이다.

호남 출신으로 최근 좌파들의 행태에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고 있는 민영삼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18일 배승희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 '따따부따'에서 문 대통령의 책임감 없는 행동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쏜 줄 알고 (연차 휴가) 갔나? 김정은한테 (사전) 통보받았나? 이건 탄핵 감"이라며 "천 번 만 번 양보해서 모친이 많이 편찮으셔서 내려갔더라도 돌아와야 한다. 국군통수권자로서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분이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는데도 사적 약속을 이유로 (서울에) 안 올라오고 있나? 이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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