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위) [바이두 영상 캡처]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위) [바이두 영상 캡처]

중국 인민일보가 홍콩 중국 송환법 반대 시위 사태에 관해 미국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들이 과거 아편전쟁 때의 중국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관찰자망(觀察者網)에 따르면 인민일보는 같은날 중국SNS인 웨이보 계정에 “세계에 알린다: 중국은 이미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게시했다. 1842년은 중국이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홍콩을 상실한 해다. 중국은 같은 해 8월 난징조약을 맺고 영국에 홍콩섬 등을 영구 할양했다.

이 동영상은 1분 25초짜리로 홍콩 시위를 지지하고 중국을 비판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펠로시 하원 의장,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과 홍콩 시위 지도부와 홍콩 주재 미국 영사가 만나는 장면 등을 차례로 보여줬다.

그리고 이에 대한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겅솽(耿爽) 대변인들의 반박을 소개했다.

영상 속 화면을 위아래로 나눠 위쪽에는 미국 측 인사, 아래쪽에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장면을 배치했다.

앞서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9일 트위터에 중국 매체가 미국 영사 정보 공개에 대해 “무책임함을 넘어 위험하다”며 “폭력배 정권이나 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6일 2014년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혁명'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조슈아 웡(黃之鋒) 등 야당인 데모시스토당 지도부, 홍콩대학 학생회 관계자들이 홍콩의 한 호텔 로비에서 한 외국 여성과 만나는 사진을 보도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지난 9일(현지 시각)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해 홍콩 시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영국 외무부에 따르면 라브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하고, 최근 사건에 대한 철저한 독립적 조사도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민일보 영상 마지막에는 “미국에 엄중히 통고한다. 홍콩에 대해 함부로 떠드는 것을 중지하라. 중국은 이미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중국은) 외부세력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경고문을 삽입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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