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동맹은 철통...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
기존의 FFVD보다 강도 높은 CVID 언급하면서도 北과 접촉할 의지 있다고 밝혀
태평양 지역에서의 韓美동맹 중요성 언급한 건 지소미아 유지의 뜻 암시했다는 분석
방위비 분담 얘기했느냔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박한기 합참의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9일 오후 2시부터 30분 동안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취임을 축하한 뒤 “에스퍼 장관이 공고한 한미동맹을 이어갈 적임자라고 믿고 있다”며 “한미동맹이 점점 공고해지고 있는 만큼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취임한 지 12일이 됐다. 첫 번째 해외순방으로 인도·태평양지역을 정했는데,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은 역사적 감동적 사건으로 양국 간 대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여지를 만들어줬다”며 “미북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촌의 한국전 참전 일화를 언급하며 “공동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한미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한국의 능력 검증을 기초로 한 전작권 전환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점검·보완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했다. 에스퍼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 pin)”이라며 “한미동맹은 철통(Iron clad) 같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역내 우방국들과 함께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비핵화(CVID)에 참여하기 전까지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단호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의 CVID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인사들이 과거에 언급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보다 강도가 높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혔듯이 미국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약속에 대한 진전을 이룩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할 의지가 있다”며 대북제재를 가하는 것과 동시에 대화 창구를 열어놓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재차 드러냈다.

아울러 에스퍼 장관은 “한미 양국은 전쟁 속에서 형성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 여기엔 북한 관련 사안들에 대한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조와 외교가 진행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면서 한미 연합군의 대비 태세를 보장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거듭 부각했다.

이는 한일 외교 갈등으로 국내에 빚어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론을 의식하고, 유지의 뜻을 시사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에스퍼 장관은 회담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면서 기자들로부터 '방위비분담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경두 국방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을 공개하는 등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노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한미 공조가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에서 최초로 연합훈련을 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반도 안보 상황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도록 한미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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