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反日)종족주의 전성시대...‘쇄국’, ‘위정척사’로 비춰질 것 우려하는 민주당
일제시대 항일지사(抗日志士)라도 된 듯 '신흥무관학교','독립','전쟁','임시정부' 발언 쏟아내
박광온 최고위원 "일본의 정치적 야욕은 이 땅에 친일 정권 세우겠다는 것"...야당 집권은 곧 친일 집권이라는 극언
이인영 원내대표도 아베 목표가 "일본 내 개헌과 한국 내 친일 세력 구축을 통한 새로운 군국주의"라 망언
양정철이 이끄는 민주연구원 보고서와 똑같이 움직여..."일본에 맞서는 게 내년 총선에 유리하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바야흐로 반일(反日)종족주의 전성시대다. 민주당 원내대표실에는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에 ‘독립’이란 한자가 아울러 새겨진 백드롭이 걸렸다. 당내에서 역풍을 우려할 정도라지만 야당과 일부 언론 등을 ‘친일’로 낙인찍는 데 여념이 없다. 민주당 최고위원의 입에서 일본의 궁극적 목표가 한국 내 친일 세력의 집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세간에선 지난달 30일 유출된 민주당 민주연구원의 내부 문건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6일 민주당 지도부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한·일 경제전’을 공식화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윤후덕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한·일 경제전 예산입법지원단’을 구성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반일 선동이 지나치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쇄국이 아니고 애국의 길이며, 위정척사가 아니라 기술 독립과 부품·소재·장비 산업 자립의 길”이라 말했다. 정부여당 스스로가 ‘쇄국’, ‘위정척사’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원내대표는 몇 일간 일제시대 항일지사(抗日志士)가 했을 것 같은 발언을 해왔다. 그는 지난 4일 “신흥무관학교가 수많은 인재를 키워낸 것처럼 '기술무관학교'들이 들불처럼 중흥하도록 재정적·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귓속말 나누는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은 이번 한일갈등을 ‘제 2의 독립운동’인 것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실에 걸린 백드롭은 파란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된 안중근 의사 손도장과 ‘독립’이란 한자 휘호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문재인 정부가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속적으로 주입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역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친일몰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지도부 회의에서 “이 땅에 친일 정권을 세우겠다는 그들(일본 정부)의 정치적 야욕에서 정치 주권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각오”라며 “'제2의 독립운동'을 하는 각오로 경제, 사법, 정치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자세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집권은 곧 친일 정권이 들어서는 것이라는 극언이다.

이 원내대표도 4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와 관련한 자리에서 “아베 정부의 목표가 단기적인 것이 아닌 일본 내 개헌과 한국 내 친일 세력 구축을 통한 새로운 군국주의에 있는 것은 아닌지 감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력을 기울여 상대 진영을 ‘친일’로 낙인찍는 민주당은 그동안 “내년 있을 총선을 위해 한일(韓日)갈등을 활용하려한다”는 지적을 부인해왔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내부 문건이 유출되자 민주당 지도부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사과의 뜻을 나타내며 관련자들을 징계했다. 민주연구원은 “한일갈등을 선거와 연결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의 그칠 줄 모르는 ‘친일’, ‘독립 프레임이 양정철 원장이 이끄는 민주연구원의 여론동향 보고서에 따른 것 아니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연구원 보고서는 “일본과 타협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게 총선에 유리하다”는 내용이 골자로 자유한국당을 ‘친일’이라 비판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폐기하는 것이 선거 전략상 호응을 얻기 좋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오늘까지 최재성, 안규백, 설훈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일본과의 싸움에서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민주당이 주도하는 프레임 전쟁이 정치권에서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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