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대한 대우, 다른 나라들과 똑같이 했을 뿐 금수조치 아냐"
日언론들도 文대통령 비판...요미우리 "국민 반일감정 부추겨 구심력 제고하겠다는 의도 엿보여"
반면 아사히, 日정부의 태도변화 촉구..."양국관계에 결정적 상처 남길 우려 있는 수출관리 재검토해 철회해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5일 문재인 대통령의 '적반하장' 발언에 대해 "과잉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명단)'에서 제외하는 각의 결정을 한 후 문 대통령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각국 정부 수뇌의 발언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피하겠다"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다만 "각의 결정은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수출관리를 적절히 하기 위한 운용의 재검토"라며 "한국 측의 우리나라에 대한 과잉 주장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한 결정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도가 70%에 가깝다'는 산케이신문 기자의 물음엔 "여론조사 결과에 하나하나 코멘트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이번 조치는 어디까지나 (한국에 제공해온) 우대 조치를 아세안 제국들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똑같이 했을 뿐이지 금수조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도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성토하고 나섰다.

일본 최대 발행부수인 보수 성향 요미우리 신문은 3일 '한국은 왜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 대통령이) 국민의 반일감정을 부추겨 구심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문재인 정권의 자세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일본을 비난한 것만으로 사태가 개선되지 않는다. 한국이 화이트국가 재지정을 원한다면 자국 수출관리를 바르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한국 여당의 정책연구기관(싱크탱크)이 7월 30일 '대일 강경자세가 내년 총선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내부보고서를 발표했다"며 "유권자의 반일 감정이 지속되면 정권의 대일 외교 실패를 추궁해온 보수 야당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듯 하다"고 말했다.

국수주의 성향으로 분류되는 산케이신문은 사설을 통해 "화이트국가 제외는 한국의 '응석'을 끊는 타당한 판단"이라며 "한국은 군사 전용 우려가 있는 물자관리체제에 미비점이 있는 데다, 그 개선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더는 일본에 대한 한국의 어리광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아사히 신문은 '대립하는 한일, 교류 행보도 끊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양국간) 밀접하게 얽힌 산업의 발목을 잡고 시민들이 교류마저 끊기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양국 정치지도자는 보복이 아니라 복원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아사히 신문은 또한 일본 정부를 향해 "어제의 결정(화이트국가 배제)이 실시되는 것은 이달 말부터”라며 "양국 관계에 결정적인 상처를 남길 우려가 있는 일련의 수출관리를 (시행 전에) 재검토해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중도 성향의 경제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일은 마찰 대상을 넓히지 마라'는 사설을 통해 "양국 정치인들의 언동이 상대국의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며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 안보 협력이나 민간 교류를 후원하는 것은 정치의 몫"이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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