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원 대륙위원회 최신 여론조사
"향후 대만과 중국 관계는 2300만 대만인이 결정해야"한다는 입장 88%

지난달 12일 미국 컬럼비아대 포럼에 참석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12일 미국 컬럼비아대 포럼에 참석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제공]

대만인 중 중국의 통일정책인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에 반대하는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는 4일 대중정책을 담당하는 행정원 대륙위원회 최신 여론조사를 인용해 대만인 88.7%가 ‘일국양제’에 의한 통일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대륙위원회는 “(대만인들 사이에선)일국양제에 반대하는 것이 대만의 공통인식으로 자리잡았고 중국공산당의 무력침공, 외교압력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만독립에 대해 무력행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태도에 대한 조사 응답 중 87.8%가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중국이 대만의 국제활동과 국제기관 참여를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도 88.4%가 “찬동할 수 없다”고 답했다. 대만사회 분열을 위해 중국이 침투공작을 벌이는 것에는 85.9%가 “용인해선 안 된다”고 응답했다.

향후 대만과 중국 관계와 관련해선 “2300만 대만인이 결정한다”는 입장이 88%로 대다수를 점했다.

설문조사에서 중국과의 통일, 독립, 현상유지를 묻는 질문에는 “영원히 현재대로가 좋다”는 등 ‘넓은 의미의 현상유지’를 바라는 응답이 87.3%에 달했다.

한편 현 민진당 정부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73.9%에 달하며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이 같이 높은 중국과의 일국양제 통일 반대 여론은 지난 6월부터 벌어지는 홍콩의 이른바 ‘범죄인 송환법 반대(이하 송환법 반대)’시위와 무관치 않다.

일국양제 형식으로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홍콩에선 지난 6월부터 최대 200만명이 동원되는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리며 홍콩 시민이 중국 법원으로부터 기소를 당해 끌려가는 법안에 반대해왔다.

이 시위 과정에서 지난달 1일 홍콩 입법회(국회)를 점거한 시위대 30여명이 대만에 도착해 정치적 망명을 모색하는 일 등이 일어나자 대만 각계에선 홍콩 시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의 일국양제가 거짓과 허위 투성이로 민주주의와 평화에 반하는 무도한 행위로 양안 평화를 해치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대만 정부는 국가주권과 안전, 자유, 민주주의가 침범당하는 것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으며 일치단결해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기도를 저지하자고 대륙위원회는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대륙위의 의뢰를 받은 정치대학 정치연구센터가 7월25~29일 대만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남녀를 상대로 전화 설문을 통해 진행했으며 1095명이 응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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