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 "중국군 투입, 7단계 거쳐 48시간 내 이뤄져"

주홍콩 중국군 천다오샹 사령원 [연합뉴스 제공]
주홍콩 중국군 천다오샹 사령원 [연합뉴스 제공]

홍콩 주둔 중국군 사령관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해 극단적인 폭력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나서 중국군이 홍콩에 개입하려는 단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주둔군은 최근 홍콩을 확고히 수호한다는 내용을 담은 홍보 영상까지 제작 배포했다.

지난 1일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주홍콩 부대 천다오샹 사령원은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92주년 경축 리셉션에서 홍콩 주둔 중국군이 홍콩 반환 22년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지키며 법을 이행하고 특구 정부를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홍콩에 일련의 극단적인 폭력 사건이 발생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심각히 파괴하고 홍콩의 법치와 사회 질서에 중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면서 "또한 홍콩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심각하게 건드렸다"고 비난했다.

천 사령원은 "우리는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홍콩 주둔군은 기본법과 주둔군 법을 결연히 따를 것"이라며 향후 홍콩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는 "홍콩 주둔군은 홍콩 특구 행정장관의 법에 따른 정책을 지지하며 특구 유관 부분과 사법 기구가 법에 따라 폭력 범죄자들을 엄벌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애국 인사들의 홍콩 법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지지하며 국가 주권과 안전, 번영을 수호하는 것도 지지한다"고 전했다.

홍콩 주둔 중국군은 홍보 영상도 발표해 자신들이 일국양제를 수호하며 홍콩의 번영과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또한, 홍콩 주둔 중국군이 육군, 해군, 공군으로 구성돼 최강의 전력을 갖췄고 테러·폭력시위 대응팀도 준비돼있다면서 비상사태 시 홍콩 내 주요 지역에 곧바로 투입돼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중국군 병력 또는 무장 경찰이 홍콩 접경에 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군의 홍콩 접경 집결 보도와 홍콩 주둔 중국군의 홍보 영상에 대한 질문에 "관련 상황을 잘 모르며 유관 부서에 물어보라"면서도 "어제 홍콩 주둔 중국군이 건군 축하 행사를 열었으며 중국 정부의 입장은 확실하고 일관돼있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천다오샹 사령원이 어제 말한 것처럼 중앙 정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특구 정부를 법에 따라 이끄는 것과 홍콩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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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개입설까지 나도는 가운데 홍콩 명보가 1일 자세한 개입 절차를 소개했다.

명보에 따르면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군은 7단계 절차를 거쳐 홍콩 내 사태에 개입한다.

1단계로 홍콩 보안국이 행정장관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홍콩 주둔 중국군의 지원을 건의하면, 2단계로 행정장관이 중국 중앙정부에 개입을 건의한다. 3단계로 보안국이 홍콩 주둔 중국군에게 이를 통보한다.

4단계로 중국 중앙정부가 중앙군사위원회에 통보하면, 5단계로 중앙군사위가 연합참모부, 남부전구(戰區), 홍콩 정부, 홍콩 주둔 중국군에 알린다.

6단계로 홍콩 경찰 총부에 최고 지휘센터를 세운 후 7단계로 홍콩 주둔 중국군이 부여받은 임무를 독자적으로 완성한다.

이 행동 체계에 따르면 홍콩 주둔 중국군의 개입은 최초 건의 후 48시간 안에 이뤄진다.

개입이 이뤄지면 홍콩 경찰은 홍콩 주둔 중국군을 시내에서 안내하는 '인간 구글 맵' 역할을 하게 된다.

초기에는 8천 명 정도의 병력이 개입한다. 이 병력은 홍콩과 선전(深圳)에서 각각 절반씩 차출된다. 최근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더 많은 병력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명보는 분석했다.

명보는 "중국의 1개 집단군은 대략 6만 명에서 7만 명 사이이므로, 홍콩 시위 사태가 악화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개입할 경우 중국의 수만 병력이 홍콩으로 진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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