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한일 외교 장관 만나 한일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도록 돕겠다"
일정 기간 추가조치 중단하고 그사이 대화 통해 해법 찾는 방안 제시
확전 막으면서 양국 협상시간 벌어주기 위한 조치...ARF 계기 '중재 받아들여질까' 주목

 

미국 측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과 관련, 협상 기간 분쟁을 일단 멈추는 일종의 '분쟁중지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합의할 것을 양측에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 외교부 장관이 집결하게 될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한일 갈등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분쟁중지협정 체결 제안은 일단 한일 양국이 일정 기간 추가 조치를 중단해 협상할 여지를 만든 다음, 그사이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는 방안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의향은 8월 2일로 예정된 일본의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 제외, 8월 24일 만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에서 한국의 탈퇴 움직임 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일정 기간 새롭게 대화를 통한 협상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과 일본이 '심각한 외교적 분쟁'에 대한 중지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국이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역내 동맹국(한국과 일본) 간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이번 ‘중지 제안’이 한일 양국 사이의 이견을 완전히 해소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양측간 협상이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추가 조치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쟁 중지‘ 유효 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다음달 1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후 열리는 첫 한일 외교장관회담으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가 목록)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8월 2일 하루 전에 열리는 것이어서 담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런 일련의 외교 행보 속에서 미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가 연쇄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돼 반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ARF 참석을 위해 항공기에 오르면서 한일 외교 장관들을 만나 한일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내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 간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중재안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각각 따로 만난 뒤, 두 사람을 함께 만나 양국이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양국 모두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고 했다. 이어 "만약 우리(미국)가 한·일 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한·미·일 모두에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재에 나섰다는 보도와 관련,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입장에 정확한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일 양국 정부에 대해 일정기간은 새로운 대항조치를 취하지 않는 ‘휴지(休止)협정'에 서명을 검토하도록 제안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지적과 같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미국과는 일본의 일관된 입장과 생각을 여러차례에 걸쳐 전달하고 있다. 평소부터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측에서의 부정적인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한국측에 건설적인 대응을 강력히 요구해 나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는 “연대해야 할 과제는 확실히 연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해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거듭 밝혔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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