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갈등 악화되는 상황에 '휴가반납'했던 文대통령, 국무회의 개최 날 저도 방문
여론은 '분노'로 가득..."진짜 정신이 나갔나? 지금 시국이 '쇼'하면서 사진 찍을 때인가?"
한 네티즌, "휴가야? 공식 일정이야? 땡땡이야?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그만 놀고 일 좀 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변광용 거제시장의 '저도' 관련 보고를 김경수 경남도지사(左)와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변광용 거제시장의 '저도' 관련 보고를 김경수 경남도지사(左)와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한 '경제 위기'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나라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9일부터 닷새 예정했던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를 찾았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었다. 이런 가운데 '논란'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문 대통령이 30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방문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거제는 문 대통령의 고향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오는 9월 대선 공약이었던 '저도 개방 및 반환'을 앞두고 저도에서 살았던 마지막 주민 윤연순 여사와 전국에서 온 시민 100여 명과 함께 저도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탐방단과 함께한 자리에서 "'저도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2017년에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쁘다"며 "그동안 불편을 겪었을 지역주민들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다둥이 가족 방하은 양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다둥이 가족 방하은 양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저도 방문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금지 조치 국면에서 형편없는 외교력으로 국가의 '실익'을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문화 행사' 참석이 말이 되냐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다음 달 2일 각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날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가 열렸다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문 대통령이 휴가를 반납한 이유는 일본과의 갈등 상황에 1분 1초가 아깝게 느껴졌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문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해 국무위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에 주력했다면 이 같은 비판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29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수석·보좌관 회의도 취소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통령 휴가에 맞춰 휴가를 계획했던 직원들이 예정대로 떠나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인은 "문 대통령이 관광 행보로 '폭망 외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같다"며 "휴가를 반납했으면 국민들에게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의 '대통령 별장지' 저도 방문에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휴가야? 휴가 아니야? 공식 일정이야? 땡땡이야?"라며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그만 놀고 일 좀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네티즌은 "진짜 정신이 나갔나? 지금 시국이 '쇼'하면서 사진 찍을 때인가?"라고 반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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