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일 기준금리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열려...금리 0.25%P 인하 유력
회의 앞둔 29일 트럼프 대통령 "소폭의 금리인하로는 충분치 않다(A small rate cut is not enough)"며 거듭 압박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금리인하...한국은행도 전 세계 금리인하 기조에 기민하게 대응한 셈
한국 시중은행 예·적금 기본 금리 1%대로...부동산대출 금리도 2% 턱걸이할 전망
한국은행, '대출이자가 내려간 만큼 소비 진작 효과 기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

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에서 2.00~2.25%로 0.25%P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소폭 인하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에 금리가 내린다면 지난 2008년 12월 금융위기가 닥친 이후 10년만의 일로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11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금리인하에 대해 거의 확정적인 발언들을 한 바 있다. 무역긴장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 일본의 장기 저물가 선례까지 언급했다.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았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미국 증시는 곧장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내비쳤다. 전 세계 주요 외신과 투자은행 등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확실시하고 0.25%P에서 0.5%P까지로 인하폭을 설정해 가능성을 점쳐왔다.

금리인하에 그다지 호의적인 편이 아니었던 파월 의장이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이유를 들어 파월 의장에게 수위를 넘겨가면서까지 금리인하 압박을 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개최 직전 소폭의 금리인하로는 충분치 않다(A small rate cut is not enough)는 입장을 트위터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을 상대할 줄 아는 유럽연합(EU), 중국과 싸우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는 손쉬운 먹잇감(easy pickens)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을 패배가 명확히 갈리는 전쟁과 같이 인식하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중시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너무 일찍, 너무 많이 금리를 올리는 양적긴축을 감행한 것은 크나큰 실수”라며 “연준은 모조리 잘못된 행동들만 해왔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중국이 미국보다 금리를 더욱 낮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금리를 소폭만 인하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이렇게 구체적으로까지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에 개입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하는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까지 나서서 연준에 금리인하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시점에선(at the present time)’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없다고 공공연히 발언할 정도다.

한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50%로 낮췄다. 3년 만에 단행한 금리인하 조치로 이번에 미국도 금리를 내린다면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조에 발 빠르게 대처한 셈이 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자마자 각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기본 금리를 1%대로 낮췄다. 2%대의 상품들도 곧 사라질 전망이다.

반면 대출 금리도 내려가면서 이자 부담까지 덩달아 낮아져 1110조가 넘는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아파트 구입으로 대출을 받은 가구들은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타기’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부동산대출 상품들도 2%대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으로 이자가 낮아진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송상윤 부연구위원은 29일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경로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하라는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소비 진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실증 분석을 내놨다. 쉽게 말해 대출이자가 내려간 만큼 가구들의 돈 씀씀이가 커진다는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2~3번으로 나눠 더 인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2% 밑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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