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검사장 승진자 18명 중 공안통 검사 '한 명'도 없어...'노무현-검사와 대화' 참석한 마지막 현직검사도 사의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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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의 고위 간부에서 이른바 ‘공안통’이 전멸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발표된 검찰 인사에선 고검장‧검사장 승진자 18명 중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검사가 한 사람도 없었다.

검찰에는 공안통과 특수통을 양대 축으로 하는 균형이 관행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공안검사의 세력이 급속도로 꺾이며 특수통들의 전성시대가 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공안통은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특수통들은 검사장으로 대거 승진했다. 이러한 공안검사 홀대는 검찰 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라인 제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당시 공안 검사이던 황 대표는 승진 누락을 경험한 바 있다.

황 대표는 검사 시절 대검찰청 공안3과장‧공안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2차장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2005년 노무현 정권 시절 검사장 승진 코스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내고도 2년 연속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됐다.

황 대표는 노무현 정권 내내 사퇴하지 않고 버텼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동기보다 늦게 검사장을 달았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연수원 26기가 5명, 27기는 2명이다. 이 7명 중 5명이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대검 공안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을 거친 백재명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사법연수원 26기)과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낸 이수권 수원지검 2차장(26기) 등은 승진에서 누락됐다.

법무부 공안기획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을 거친 김광수(25기) 부산지검 1차장과 대표 공안통인 이현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도 황 대표처럼 2년째 검사장 승진에서 떨어졌다.

반면 내년에 있을 21대 총선 관련 수사를 총괄할 대검 공안부장에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박찬호 서울중장지검 2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공안부장을 맡게 됐다.

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 등을 거쳤다.

한편 윤 총장 체제 출범 이후 검찰 내부에서 ‘줄사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정수봉 광주지검 차장검사(53·25기)와 김병현 서울고검 검사(54·25기), 서영수 수원지검 1차장검사(50·25기)가 연이어 검찰 조직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검사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열린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했던 검사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평검사 10명 중 그는 현직에 남아 있던 마지막 검사였다.

이 외에도 이형택 서울고검 공판부장(55·24기)과 박장우 서울고검 검사(52·24기), 김영기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53·27기), 송길대 수원지검 형사3부장(48·30기) 등도 사의를 표했다.

이 같은 줄사퇴는 지난 인사발표에서 24~27기 검사장이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검사장에는 사법연수원 24기에서 1명, 25기에서 6명, 26기에서 5명, 27기에서 2명이 승진했다. 특히 26~27기의 검사장 승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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