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상 불참, 2003년 이후 처음…美北실무협상 재개 늦어질 듯
北, 최근 한미연합훈련 비난한 데 이어, 새 잠수함 건조에 미사일발사까지
對美압박수위 높이는 연장선에서 리 외무상 불참시킨 것이라는 분석

폼페이오 상대 리용호./연합뉴스
폼페이오 상대 리용호./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RF를 계기로 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의 고위급회담은 무산됐다.

25일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ARF 주최국인 태국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ARF에 거의 빠짐없이 외무상을 파견해왔기 때문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 외무상이 ARF에 불참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대신 국제기구국 고위인사 등 다른 간부를 ARF에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불참으로 미북 간 실무협상은 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담 후 미북 정상은 3주 안에 양국의 실무자협상이 개최될 거라 공언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19-2동맹’을 비난하며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카운터파트로 위치한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 ARF에서의 회담이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하면서 미북 관계는 여전히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최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 잠수함 시찰에 이어 이날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하는 등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도 이러한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외교당국은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 배경을 분석하면서 비핵화 실무협상 등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ARF를 계기로 미북 고위급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도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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