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테러용의자 6명 체포...삼합회 조직원도 포함
사건 발생지검...시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홍콩 서북부 변두리...중국 본토와도 가까워

경찰 지휘관이 적색테러 가담 용의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연합뉴스 제공]
경찰 지휘관이 적색테러 가담 용의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연합뉴스 제공]

지난 21일 홍콩의 한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친(親)공산주의 세력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적색 테러' 폭력배들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밤 11시쯤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흰 상의로 옷을 통일한 폭력배들이 각목과 쇠몽둥이로 만삭 임산부를 포함한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4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임산부는 유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경찰 30여 명을 대동한 홍콩 경찰 지휘관이 테러 장본인으로 추정되는 흰 옷 입은 남성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흰옷을 입은 한 남성은 경찰 지휘관에게 "쇼핑몰에 모여 있는 시위대를 경찰이 쫓아낼 수 없다면 우리가 대신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지휘관은 "마음만 받겠다. 여러분의 도움 때문에 우리가 힘들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이 남성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 영상이 촬영된 시점과 장소는 불명이다. 쇼핑몰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 적색테러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 14일이었다.

홍콩 시민들은 이 동영상의 남성들이 지난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시위자와 시민에게 무차별 테러를 가한 장본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밤 적색테러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 CCTV 및 온라인 동영상, 제보에 근거해 체포된 이들 중에는 홍콩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의 일파인 14K, WSW(和勝和) 조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테러가 중국중앙정부가 인민해방군(PLA)을 투입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왕하오 시사평론가, 홍콩 서북부 변두리에 위치한 적색테러 발생장소인 위안랑역 [인터넷 캡처]
왕하오 시사평론가, 홍콩 서북부 변두리에 위치한 적색테러 발생장소인 위안랑역 [인터넷 캡처]

지난 22일 대만 시사프로그램 ‘연대향전간(年代向錢看)’에 출연한 시사평론가 왕하오(汪浩)는 “21일 시위에선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3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오후 5시 무렵 마무리된 송환법 반대 시위이고, 두번째는 저녁 7시쯤 일부 시위대가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휘장에 먹칠을 한 사건이고, 나머지 하나는 시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흰 옷 입은 폭력배가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라며 “위안랑 역은 홍콩 서북부 변두리에 있는, 시위 중심부에서 아주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이다. 이 곳에서 갑자기 조직된 많은 사람이 같은 의상과 같은 무기를 들고 뛰쳐나오니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왕 평론가는 “이번 사건으로 홍콩이 법치사회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공산당이 홍콩에서 만들어내는 테러사건이 홍콩 시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시위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아마 홍콩사회에 이러한 폭력 충돌을 만들어 낸 뒤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사태에 간섭하려는 구실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이들이 이러한 폭력에 맞서서 대항하고 양측이 대규모로 맞붙는다면 해방군은 이를 바로잡는다는 구실로 개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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