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9.98% 투표율에 만장일치로 2만7천876명 대의원 선출...당이 지정한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
당이 후보 등록, 투표, 개표관리 모두 통제...'말로만' 비밀투표

북한이 21일 남한의 지방의회에 해당하는 도·시·군 등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방영한 평양 시내 선거장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21일 남한의 지방의회에 해당하는 도·시·군 등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방영한 평양 시내 선거장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실시한 지방인민회의 선거에서 99.98%의 투표율이 나온 가운데 대의원 후보자들에게 100% 찬성이라는 결과가 23일 밝혀졌다. 정상 국가에서 나올 수 없는 이 수치는 북한이 여전히 공포정치로 인민을 다스리고 통제한다는 사실을 대단히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날 이웅길 새터민라운지 대표는 기자에게 “일당 독재 체제인 북한에서 반대표는 수용소행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1일 실시한 지방인민회의(지방의회격) 선거에서 모두 2만 7천여 명의 대의원이 선출됐다.  이 통신은 중앙선거지도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해 "2만 7천876명의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과 일꾼들이 도(직할시), 시(구역), 군 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한 뒤 "전체 선거자의 99.98%가 선거에 참가하여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대의원 후보자들에게 100% 찬성 투표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노동당이 투표권을 독점하고 유권자에게 후보자 찬성을 강제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직접 원칙에 의해 비밀투표 선거를 진행한다는 헌법을 구축했지만, 실상 노동당이 후보를 등록에서 투표, 개표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통제하고 감시한다. 만장일치 찬성은 관례일 뿐이고, 비밀투표는 수사(修辭)에 불과하다. 후보자는 단 한 명이다. 찬성하는 경우 그대로 표를 함에 넣는다. 반대하면 X자를 치고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다.

이웅길 새터민라운지 대표는 “후보자는 선거에 나온 것으로 당선된 셈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선거 투표율과 찬성률로 당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을 시험해 보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에선 선거 유세 활동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 경우 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사실을 누구나 안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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