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식 지명도 없는데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다"는 비판 일어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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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자신을 둘러싼 의혹 해명에 나서며 마음이 이미 콩밭에 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공식 지명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일찌감치 인사청문회 준비를 한다는 비판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조 수석은 민주당 의원들에게서 아들의 학교 폭력 연루설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조 수석은 해당 의혹 외에 ▲논문 표절 논란 ▲배우자 사학 재벌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을 담은 약 1200자 분량의 글을 여당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보냈다.

조 수석은 메시지에서 “아들은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해당 학교 관련 문서를 온라인 링크도 첨부했다.

배우자와 자신이 사학 재벌 출신이라는 의혹에는 모친이 학교 재단 이사장인 것은 맞지만 “재정이 어려운 학교라 이사장과 이사직 모두 무보수”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시지는 여당 의원들에게 발송된 이후 보좌진들이 돌려보며 외부에 새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야 3당은 조 수석이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조 수석의 셀프 의혹 해명은 기어이 법무부 장관을 하겠다는 오만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다고는 하나 아직 대통령의 공식 지명도 없었다”며 “설레발을 너무 쳤고, 김칫국을 너무 일찍 마셨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또 다른 자리를 탐하며 해명자료를 보낼 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을 향한 조급증이 빚은 볼썽사나운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비상한 각오로 대통령을 보좌해도 모자랄 판에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면 어떻게 되겠냐”고 꼬집었다.

조 수석이 실제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될 지는 이달 중순 또는 다음 달 초쯤 단행될 내각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수석은 지난 3·8개각 당시 장관 후보자 7명이 자격 논란에 휘말렸다. 또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경질되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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