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판문점 회담 결과 치켜세워..."전세계인들은 판문점에서 일어나는 역사적 장면 지켜봤다"
일부 전문가들, 文대통령이 사실상 종전을 선언한 것으로 분석...'낮은 단계 연방제' 실현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
北, 비핵화 위한 실질적 노력 하지 않는 상태에서...개성공단 '긍정적' 효과 언급하며 南北경협 재개 암시
김문수 "文대통령 모습, 김정은 대변인 축에도 끼지 못하는 '개평꾼' 같았다" 일침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판문점 미북 회담에 대해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지난 일요일 우리 국민들과 전세계인들은 판문점에서 일어나는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봤다"며 "정전협정 66년만에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잡았고 미국의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치 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사실상 '종전'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으로선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이번 판문점 회동까지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종전, 더 나아가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실현하기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8월 대선후보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에서 "남북 국가연합 또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꼭 실현해 그분이 6.15 선언에서 밝힌 통일의 길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左),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간의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루어졌다"며 "그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또 "기존의 외교 문법 속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저도 포함되지만 우리 정치에 있어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며 "과거의 정치 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 각 부처에서도 우리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서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좀 더 풍부하게 발휘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전방 GP를 방문했다"며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이고,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자화자찬했다.

또한 "현지 미군 지휘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간 9.19 군사합의 이전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긴장되었던 상황과 그 이후의 평화로워진 상황을 비교하여 설명했다"며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km 거리의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만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상시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상황을 설명했고, 아울러 눈앞에 뻔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그 모든 일들을 정상들간의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미 대화의 진전이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자유 우파 진영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판문점 평화 '쇼' 한 번으로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뀐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긍정적' 효과까지 언급하며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본격적 재개를 암시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을 위한 결과를 얻는 것보다 자신을 위한 사진찍기에 더 관심이 있다는 걸 입증했다"면서 "그는 사람을 죽이려하는 '폭군' 김정은을 거듭 국제무대에 띄워주고는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보다는 자신의 차기 대선 결과에만 정신이 팔려있다는 지적이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판문점에서 보인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기보다는 '법정밖의 변호인'이었다"라며 "대변인 축에도 끼지 못하는 '개평꾼' 같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대한민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사드나 패트리엇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위협적인 미사일이 문제없다면서 김정은의 머리를 쓰다듬는 트럼프의 답변을 들으며, 저는 소름이 끼쳤습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나라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내년 선거에 표 얻을 만한 처신만 골라하고 있다면 대한민국은 누가 지킵니까?"라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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