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北 6.25 남침' 부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론 질타받은 文대통령, 6.25 전날엔 '북한의 침략 이겨냈다'며 남침 인정
2년 연속 불참하고 있는 6.25 정부 기념행사 참석 여부도 주목...다만 일정 비어있어 불참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호국영령들을 추모해야 할 현충일에 6.25 남침으로 김일성에게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인정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1953년 7월 27일 전쟁의 포연은 가셨지만, 아직 종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6.25 전쟁 참전유공자 및 가족 182명을 청와대 영빈관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6.25는 비통한 역사이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켰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선 6.25 전쟁을 북한의 침략으로 인정했지만, 지난 14일 스웨덴 하원 의사당 연설에서 북한의 6.25 남침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반만년 역사에서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를 가졌을 뿐, 그러나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여론의 질타가 이어진 것을 의식한 듯 이날 '6.25 남침'을 분명하게 이야기해 '정체성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려는 노력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뤘다"며 "전쟁의 잿더미에서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불을 넘는 경제 강국으로 발전했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전쟁과 질병, 저개발과 가난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돕는 원조공여국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수출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불을 넘는 현재의 '경제 강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닦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4월 25일 한 학술회의에 참석해 "정조대왕 이후 세 분의 대통령(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빼놓고 모두 일제강점기거나 독재거나 극우적 세력에 의해 이 나라가 통치돼 왔다"고 궤변을 늘어놨다. 사실상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들을 완전히 부정하는 뉘앙스의 '망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며, 헌신에 보답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자 후손의 의무"라며 "선양과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참전명예수당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존경받도록 대통령 근조기와 영구용 태극기를 정중히 전해 드리고 있다"며 "재가복지 서비스도 확대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전용사의 '선양과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날 발언과 달리 문 대통령은 불과 18일 전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6.25 참전 용사들과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바 있다.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고, 김일성으로부터 소위 조국해방전쟁(6.25) 노력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 그 힘으로 1943년, 영국군과 함께 인도-버마 전선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웠고, 1945년에는 미국 전략정보국(OSS)과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다"고 했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취임 후 2년 연속 6.25 전쟁 정부 기념행사에 불참하고 있다. 취임 첫해에는 '침략 주체가 없는' 페이스북 기념사를 냈고, 작년엔 이렇다 할 입장문조차 내놓지 않았다.

10일 만에 입장을 바꿔 '6.25 남침'을 명확하게 이야기한 문 대통령이 올해에는 6.25 전쟁 정부 기념행사에 참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 일정을 살펴보면 25일 일정은 비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3년 연속 행사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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